▲ 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 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우리는 기후변화의 시대를 거쳐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후변화라는 용어가 한참 회자되었던 당시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학자들은 피력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시대인 지금에는 기후변화 적응을 주장하는 학자는 보기 드물어졌다.

기업의 모든 활동 중에 발생하는 중대한 환경오염은 인간 및 수많은 생명체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에 따라 환경경영이라는 패러다임이 성장의 시대를 거쳐 가며 녹색경영, 지속가능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지속적인 리뉴얼되었다. 지난 몇 해 전부터는 ESG경영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이 모습을 드러내며 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ESG의 역사는 2004년 유엔 글로벌콤팩트 “Who Cares Wins” 에서 처음 언급된 것을 필두로, 2005년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Freshfield Report”에서 ESG이슈가 재무적 가치와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 발간, 2006년 당시 UN사무총장인 코피아난이 발표한 6가지 유엔책임투자원칙(PRI) 등으로 흘러왔다. 이후 PRI운동으로 ESG투자가 확산하였고, 2015년 이후 ESG는 활성화되게 되었다.

ESG는 널리 알려져 있듯이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비재무적 정보를 일컫는 말로 정의된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E)과 사회(S)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지배구조(G)의 변화로 경영혁신을 이루고자 하는 방향으로 큰 흐름을 바뀌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건강한 신체를 구성하는 맑은 피와 같이 기업경영 활동을 위한 피, 즉 돈의 흐름을 ESG관점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녹색분류체계 확립, 녹색채권 발행, ESG경영 컨설팅 등 대책을 내놓고 있으며, 이에 뒤질세라 기업들은 ESG의 광풍의 소용돌이에 내몰리고 있다. 전 세계에서도 ESG 헤게모니를 차지하기 위한 노력은 가히 가상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기후위기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여야만 하고, 지구의 생물권, 암권, 수권, 기권 사이에서 행해지는 탄소의 생화학적인 순환을 위해 인위적인 탄소배출을 줄여, 균형 잡힌 형태로 유지하여야만 한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후위기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가기 위한 실천방안으로 제시되고, 많은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ESG경영이 자칫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또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간의 무역장벽(Trade Barriers)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먹고사니즘’에 빠져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대안으로 제시된 ESG경영이 그린워싱의 벽에 기대어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외치며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필자는 2050년 80대 중반의 노구가 되어 있을지 아닐지 잘은 모르겠지만, 반드시 지구의 지속가능성은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남은 삶에 건강한 삶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미래 세대에게 할 말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러 생각을 뒤로하며, 한 마디 외치고 싶다. “그린워싱의 벽에 기대지 않은 당당한 ESG경영을 실천하자.”

/박경북 김포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



관련기사
[알립니다] 인천일보 오피니언면 새롭게 바뀝니다 인천일보가 2023년 계묘년 새해를 맞아 오피니언 필진을 보강하고 새롭게 개편합니다.정치·경제·사회·환경·문화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비전 동서남북'에서 중국 전문가인 우수근 ㈔한중글로벌협회 회장과 경제전문가인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상근부회장이 정치·경제 분야의 세계 동향을 짚어줍니다.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과 이세기 시인이 각각 '항동에서'와 '시론' 필진으로 참여해 우리 사회의 현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대안을 밝혀드립니다. 이재현 인천대 도시환경공학 [건강한 삶] 속 상하다, 속 쓰리다 40대의 젊은 기업인이 진료실에 들어온다. “이제는 마지막이에요. 갈만한데 다 가봤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고 병원마다 '신경성'이라고 신경 쓰지 말고 살라고,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보라고. 치료할 수 있어요? 혹시 나중에 정신병이 되는 것 아닙니까?” 체념한 듯 낮은 목소리로 억지로 끌려온 것처럼 말한다.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 환자들은 이런 소화기계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 이들은 종합검사나 내시경 등의 검사를 한 두 번 받아본 것이 아니다. 한의원에서 값비싼 처방도 수차례 받아왔다. 분명히 아픈데 검사에서 이상이 [건강한 삶] 길어진 노년 삶을 위한 소득보장 정책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비율이 7% 이상 14% 미만인 사회를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14% 이상 20% 미만인 사회를 고령사회(Aged Society), 20% 이상인 사회를 초고령 사회(Super-aged Society)라고 한다. 유엔 인구기금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 인구의 비율은 한국은 15.8%로 세계 평균 9.3%보다 훨씬 높았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에는 우리나라도 노인의 인구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고령화 비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