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혁신 논설실장
▲ 조혁신 논설실장

인천 시조(市鳥)이자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인 두루미가 인천을 다시 찾아왔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가 강화도와 동검도, 영종도, 세어도 등 11곳에서 두루미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두루미 42마리가 월동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두루미는 학(鶴)으로 잘 알려진 철새다. 해마다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러시아와 몽골, 중국을 떠나 남쪽으로 이동한다. 세계적으로 15종류, 3000마리 남짓 남아 있는데 이들 중 1400여 마리가 10월 말부터 인천 강화도 갯벌, 경기 파주와 연천, 강원 철원 주변 비무장지대에서 겨울을 난다. 두루미는 습지와 농경지에서 쉬면서 논바닥의 낙곡이나 거미류 같은 곤충, 우렁이나 미꾸라지를 찾아 먹는다.

인천에는 두루미가 많았다. 한때 인천 서구 연희동과 경서동 일대는 갯벌이 넓어서 두루미와 재두루미가 수백 마리씩 날아오던 곳으로 지역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아파트, 공장, 창고, 쓰레기 매립장 등이 들어서면서 두루미가 자취를 감췄다. 이후 10여 년 전부터 강화도 주변에서 다시 관찰되더니 지난해 1월에 50여 마리에 이어 올해 42마리가 확인된 것이다. 사실 두루미 서식지가 갈수록 줄고 있어 올해 두루미가 얼마나 찾을지 내심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인천을 다시 찾아온 것만으로도 반갑고 고맙다.

인천에는 두루미, 즉 학과 관련된 지명이 유독 많다. 문학, 학익, 선학, 청학, 임학동이 한 예이다. 학과 관련한 지명이 여럿이라는 것은 인천 선조들이 두루미를 친근하게 여겼다는 걸 보여준다. 물론 한국과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두루미를 상서로운 동물이자 선계에서 신선들과 함께 사는 동물로 여겼다. 그래서 조선과 중국 선비 집 안방 벽에는 학 그림이 걸려있곤 했다.

학이 나오는 그림에는 여러 형식이 있다. 그 중 학 한 마리만 그린 그림을 '천수도'라 한다. 학이 천년을 산다고 믿었기에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이다. 학과 대나무를 함께 그리면 '축수도'이다. 요즘은 이메일과 휴대전화 메시지에 밀려 사라진 연하장에 학과 대나무를 그린 그림이 많았다. 학은 워낙 몸집이 커서 소나무에 올라앉지 않지만 소나무에 오른 그림도 있다. 이를 '학수송령도'라 한다. 이 역시 장수를 뜻하는 소나무와 함께 천수만수를 의미한다. 설에 가족이 모여 즐기는 화투에서도 '학수송령도'를 찾아볼 수 있다. 솔광 화투장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서양에서는 학을 백조(스완)라 하는데 대개 마술에 걸린 왕자나 공주로 표현했다. 러시아 음악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대표적인 예이다.

 

/조혁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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