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해변, 여행, 휴양지로 알려져 있는 미국 하와이 섬은 이민자들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의 출발지다. 121년 전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1903년 1월13일 하와이에 도착한 이민자들은 사탕수수밭과 파인애플 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 독립운동에 발 벗고 나섰다.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 지 8시간, 호놀룰루 국제공항(대니얼 K. 이노우에 국제공항)에 내렸다. 향긋한 꽃향기의 레이를 건 관광객들의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하와이가 조선의 주권 상실 후 독립운동의 전초기지였고, 민족 교육운동의 활발한 거점이었다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121년 전 제물포항을 떠나 첫 이민에 나선 사탕수수밭 노동 선조들의 첫 걸음은 어떠했을까? 이민선 갤릭호에 맡긴 20여일의 항해는 거칠고 두려운 긴 여정이었을 것이다. 현지 김영태 전 한인회장의 도움으로 이민 1세대들이 처음으로 정착한 와이알루아 사탕수수 농장 지대와 그들이 삶의 마지막을 새긴 푸우이키 공동묘지(Puuiki cemetery)를 찾아 나섰다.
안내 간판이나 도로가 정비되지 않아 현지인도 길을 놓치는 난감함이 반복됐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인하대총동창회 탐방단 일행과 빅아일랜드 힐로 지역의 동지촌 숯가마 터를 방문했다. 동지촌은 우남 이승만 박사가 이민 1세대들의 노후를 영위하고 숯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한인 자립마을이었다.
1926년 우남이 설립한 동지식산주식회사가 운영한 숯가마 터는 날로 훼손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이 묻힌 알라에 공동묘지에는 인천, 강화 출신 등 150여기의 한인 묘지가 역경의 역사를 반증하고 있었다. 하와이는 대한민국 진출이민의 첫 교두보였다.
이민자들이 하와이에 도착한지 120년이 된 오늘, 방치되거나 흔적만 남은 하와이 이민과 독립운동의 현장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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