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2단계 건설로 깎여
20년 가까이 낮아진 흉물 방치
중구청장·주민 현장 방문 호소
공사 “구체적 개발 계획 세울 것”
▲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에 위치한 오성산 전경.
▲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에 위치한 오성산 전경.

5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황무지 언덕 '오성산'.

20년 전만 해도 울창한 산림이었던 이곳은 현재 나무 대신 우거진 덤불만이 가득했고 제한 구역으로 인적이 끊긴 산길엔 연말에 내린 눈이 녹지도 않은 채 쌓여 있었다. 꽁꽁 언 호수 위로 10분 단위로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려 퍼졌다.

중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 2단계 건설을 위해 산 높이 120m가 깎여서 해발 172m에서 52m로 낮아진 덕교동 산 37의 1번지 일원 오성산이 2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돼 있다.

▲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에 위치한 오성산 전경.
▲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에 위치한 오성산 전경.

산을 깎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1년 장애 구릉 제거를 앞두고 88만㎡ 규모 면적을 근린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후 13년간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중단됐던 공원 조성 사업은 2015년 재추진됐는데 정작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0.24'로 나오면서 사업비 규모가 260억원으로 대폭 줄어든 상태다.

공사는 타개책을 찾기 위한 민간 사업자 공모를 실시했고 포뮬러원(F1) 경기장과 골프장 등을 조성하겠다는 제안을 접수한 상태다.

이날 김정헌 중구청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한 주민들은 사업 주체인 공사의 소극적 태도를 지적했다.

주민 고광태(59)씨는 “공사가 사업에 대한 의지가 없다. 공모 역시 시간을 끌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명진 공사 경제권기획팀장은 “실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계획이 아니라 아이디어 수준의 제안”이라며 “앞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 개발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를 주재한 김 구청장은 “사업 추진에 대한 공사 입장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조속한 추진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