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
10대 위험 중 절반 물순환 부문

관련 정책 시민 공감대 확산 차원
전문가·기업·시민 등 참여 행사

제도 개선·하수처리수 활용 제언
외국 홍수 피해 최소화 사례 공유

개발로 단절된 물순환 연결 지적
인천시 “맞춤형 마스터플랜 수립”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지역 어린이들이 하천체험 활동 모습, 하천 정화용 수제 황토 뭉치를 만든 모습, 물순환 예쁜엽서 공모전 대상 수상작, 
하천 생태를 드론으로 확인하는 모습./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2018년 통합 물관리에 따른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됐다. 통합 물관리는 건전한 물순환 체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순환은 빗물이 지표에 도달한 후 하천으로 흘러드는 자연 경로와 수돗물 등으로 공급된 물이 쓰인 뒤 인공의 구조물을 거쳐 다시 빗물로 돌아가는 일련의 연속적인 과정을 말한다.

우리가 접하는 물은 더이상 자연에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물은 그 사회의 시스템에 의해 걸러진 산물이며, 물은 대체제가 없다. 오늘날의 물은 접근성의 위기, 오염의 위기, 부족의 위기를 안고 산다. 그래서 물은 늘 갈등을 유발한다.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 등 인류의 안정된 세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자원 관리를 개선하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중 거의 모든 목표가 물관 연결돼 있을 정도로 인류 사회와 물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 민관하천살리기 활동과 환경복지 실현 공유화 활동 사진.
▲ 민관하천살리기 활동과 환경복지 실현 공유화 활동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기후위기 시대 물은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식량과 에너지 위기에 지혜로운 물관리는 대단히 중요하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필요한 대부분의 대책이 전세계에 걸쳐 이미 줄어들고 있는 담수 자원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후위기'는 곧 '물의 위기'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은 대부분 물 재해로 나타난다. 오염, 기온 상승, 과다한 물 수요가 물 스트레스를 촉발해 물의 위기를 가속시킨다. 생물다양성의 훼손, 질소와 인산의 유출, 개간, 탄소 배출 등의 위협은 물을 통해 서로 얽혀있다.

최근 가장 중요한 화두인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의 시대에서 건전한 도시물순환 체계는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다. 2020년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Global Risk Report)에 따르면, 향후 발생 가능성 및 영향이 높은 리스크 10개 중 ▲극한 기후 ▲기후대책 실패 ▲자연재해 ▲생물다양성 손실 ▲도시 환경 재해 등 물순환 부문이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럼 물순환의 위험성에 따른 중요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인천은 과거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불투수 면적이 증가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매우 열악한 물순환 도시이다.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의 불투수 면적률은 35.2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7개 특·광역시 중 서울시(57.22%)를 제외하면 2번째로 높다. 물순환 상태가 양호하지 않다는 의미다. 인천시의 높은 불투수 면적률은 수질, 수량, 수생태에도 영향을 미치며, 도시 홍수 및 가뭄 발생, 열대야 일수의 증가 등 재해에도 취약하다.

▲ 2022년 11월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2 인천물순환 시민포럼」에서 패널들이 물 재이용과 순환 체계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 2022년 11월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2 인천물순환 시민포럼」에서 패널들이 물 재이용과 순환 체계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인천시 물순환 정책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 및 물순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시민의 참여와 실천으로 인천을 물순환 도시로 만들어 가고자 스마트워터그리드 학슬대회와 연계해 개최된 '2022 인천물순환 시민포럼'이 2022년 11월22일(화)~23일(수) 2일간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물순환 포럼은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 중립을 위한 물순환'을 주제로 물순환 회복과 물안전, 물 인프라 개선과 수환경, 물기본법 시대의 물거버넌스, 기후변화 시대 물환경교육, 물순환과 탄소중립 등 5세션으로 짜였고, 우리나라의 물 전문가, 기업, NGO, 시민 등 1400여명이 참여했다.

물순환 포럼에시 제기된 주요 내용을 담아본다.

 


 

▲ 강화 양오저수지 정화활동.
▲ 지난해 9월 20일 한국농어촌공사와 인천녹색환경지원센터가 강화 양오저수지에서 수질환경보전회 환경교육 및 양오저수지 주변 정화활동을 펼쳤다./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 “도시 물순환 위한 독립적 법률 제정 필요”

건전한 도시 물순환 관리체계가 정착되려면 물순환 관리 개념과 기본원칙을 정립하고 물순환 관리가 도시계획과 연계되도록 제도로 검토해야 한다. 서울시 등 20여개 지자체는 물순환 관련 조례를 지자체 단위로 시행하고 있으나, 모법이 없어 정책 추진에 한계가 있다. 바람직한 물순환 관리가 이뤄지려면 관련 법령·계획과 확실한 연계가 필요하다.

 

“도시 물순환 관리체계의 정립 필요”

진단·평가, 회복사업, 모니터링으로 이어지는 도시물순환 관리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자연계 및 인공계 물순환 요소를 모두 도시 물문제 전반에 포괄하도록 도시물순환 관리 개념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요 단계별 물순환을 정량화하고, 이 자료를 토대로 맞춤형 도시 처방이 뒤따라야 한다. 사업 후에는 물순환 개선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평가체계 및 사업모델 개선에 이르도록 환류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 “하수처리수에 대한 수자원의 역할 부여 필요”

하수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다. 하수처리수 재이용은 수량·수질의 안정성으로 지하수 충전, 농업, 공업, 하천유지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자원으로, 대체 수자원 확보를 위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하수처리수는 연간 71억6000만㎥가 발생하는 도시의 대체 수자원 중 가장 많은 수량을 차지하고 있어 물순환으로 인한 최적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위해 하수처리수에 대체 수자원의 역할을 부여하고 물관련 법·계획 간 상호연계를 강화해 재이용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해외 물순환 도시들은 전체, 생활권, 그리고 건축물 등 공간의 규모별로 물순환 사례도 소개됐다.

 

▲ 승기천 전경./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 승기천 전경./사진제공=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 스펀지 시티(해면도시)

네덜란드에서는 비가 오면 축적 기능을 발휘해 마치 스펀지처럼 빗물을 흡수하고 방출해 자연재해를 최소화하는 개념의 '스펀지 시티(해면도시)'를 조성한 사례를 볼 수있다. 'Benthem-plein Waterquare' 광장 안 세 개의 분지는 비가 오면 빗물을 모아 분수대·식수대 등에 사용하고, 비가 오지 않을 땐 시민들의 오락 공간으로 활용된다.

중국 난닝 나카오 습지공원은 1970년대까지 홍수 피해가 끊이지 않던 난닝의 도시 전체 배수 설비를 강화하기 위해 조성됐다. 강 양쪽으로 습지 경관을 조성해 빗물의 흡수·방출·이용을 강화하고 있다.

 

▲ 조닝(Zoning)을 활용한 시민안전 확보

덴마크 코펜하겐의 '클라우드버스트 콘크리트화 마스터플랜(Cloudburst Concretization Masterplan)'은 도시 차원의 물순환 계획이다. 공원, 광장, 도로, 도시운하, 녹색길 등을 조성하고 빗물이 하천과 발트해로 배출될 수 있도록 설계해 홍수 피해를 최소화했다. 범람구역(Flood Zone)과 비범람구역(Safety Zone)으로 나누는 전통적 기법인 조닝(Zoning)을 활용해 물길을 조성해 시민의 안전을 확보했다.

 

▲ 물에 민감한 도시 설계(Water Sensitive urban design)

호주는 인프라교통부에서 도시 설계를 담당하고, 도시 차원에서는 이 설계요소가 정책방향의 전반적인 목적과 통합되도록 추진하고 있다. 정책방향을 바탕으로 개별 주가 처한 상황이나 수리수문학적 특성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다. 물 민감 도시에서는 생물여과 시스템, 투과성 포장, 녹색 지붕, 입면 녹화, 우수 저장 습지 등이 주요 인프라로 설계된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참석한 변병설 인하대 교수는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 데이터를 제시하며 호우 피해의 높은 비중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2020년 여름은 장마전선에 의해 강한 강수대가 형성되면서 강수기간도 길고 강수량도 많았다. 중부지방의 장마기간이 54일을 기록, 1973년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됐다. 인천시도 호우로 인한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문제는 도시 지역의 물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까닭에 발생한다. 도시의 불완전한 물순환을 사람에 비유하자면 동맥경화에 걸린 것과 마찬가지다. 현재 도시의 물은 여러 개발사업으로 인해 단절되고 파편화한 상태다. 끊어진 물순환의 고리를 연결해 순환성을 높이면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줄이고 기후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강우 유출·비점오염원 저감 중심이던 도시물순환 사업은 물순환 개념을 포함하는 다기능적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

서용성 인천시 수질환경과장은 “인천시는 개발계획 단계에서 물의 안정적인 확보, 물환경의 보전관리, 가뭄·홍수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의 예방을 통한 지속가능한 물순환 체계 구축으로 스마트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고자 '물순환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향후, 불투수 면적율 산정 및 물순환 상태 평가 후 인천시 맞춤형 물순환 종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최혜자 물과 미래 대표.
▲ 최혜자 물과 미래 대표.

/최혜자 물과 미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