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설공단 관리 비닐하우스 거주…SNS로 입양 홍보

“계묘년 신년에도 인천 '송도 토끼섬' 토끼들과 평생을 함께할 가족을 찾습니다.”

3일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 인근 워터프론트 아암호수가 보이는 인천시설공단 모종밭 옆에는 13마리 토끼가 사는 외딴 비닐하우스가 있다. 2012년부터 무려 9년간 송도센트럴파크 인공수로에 방치돼 무분별하게 번식하다 일부는 폐사했던 이른바 '토끼섬' 출신 동물들이다.

공단 측은 2021년 1월 토끼보호연대 등과 논의를 거쳐 중성화를 마친 18마리를 이곳으로 옮겼고, 여기서도 5마리는 지난해 9월 반려인을 찾기 위해 시민단체 입양센터에 들어갔다.

이날 직접 찾은 토끼장엔 성별로 나뉘어 분리된 13마리 토끼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일반 시민들이 접촉할 수 없는 장소에 만들어졌으나 먹이와 물을 주기 위해 매일 두 차례씩 공단 직원 등이 드나드는 만큼 인기척에도 놀라지 않는 모습이었다. 야생동물 수의사도 6개월에 한 번씩 이곳을 찾아 토끼들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안귀현 공단 송도공원사업단 공원녹지팀장은 “토끼장이 조성된 이후 시민단체에서 최근까지도 매달 후속 모니터링을 진행해왔다”며 “현재 입양처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성묘(다 자란 토끼)라는 특성상 쉽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토끼보호연대 입양센터는 '송도 토끼섬' 토끼들 소식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며 입양을 홍보하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단 한 건도 입양이 이뤄지지 않았다.

5마리 가운데 1마리는 지병이 악화해 목숨을 잃었고 4마리는 여전히 센터에서 임시 보호를 받는 상태다. 이달 중으로 공단 토끼장에서 5마리가 추가로 옮겨질 예정이나 토끼들을 받아들일 가족을 찾을지는 미지수다.

입양 문의는 토끼보호연대 커뮤니티, '풀 뜯는 토끼동산'(https://cafe.naver.com/pultodong/40)에서 가능하다.

/글·사진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