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채권 상환액 3200억원
시 지역개발기금 일부 융자계획
공사채 발행 대신 우회로 선택
시의회 “내부 자금안 먼저” 제동
인천도시공사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이후 공공채권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면서, 인천도시공사(iH)가 1000억원을 비롯한 올해 3200억원 채권 상환액을 인천시 여유재원을 빌려 갚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인천시의회는 “공사 자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이 우선”이라며 해당 융자계획을 보류했다.

29일 인천시의회에 제출된 '2022년도 인천시 기금운용계획 제3차 변경계획안'을 보면, 지역개발기금 지출계획에 인천도시공사(iH)의 차입금 상환 지원을 위한 예산액 1000억원이 포함됐다.

김범수 시 재정기획관은 “행정안전부로부터 iH가 공사채 승인받는 과정에서 이율이 낮은 시 기금을 빌려 쓰라는 답변을 받아, iH에 1000억원을 융자하기로 한 것”이라며 “다음 달 2200억원까지 올해 모두 3200억원을 빌려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으로 신용도가 높은 공공기관 채권에도 고금리가 적용되는 여파가 이어지자, iH와 시가 추가 공사채 발행을 대신해 일종의 '우회로'를 택한 것이다. iH 신용도는 최고등급인 AAA 다음인 'AA+'인데, 지난 18일 발행한 500억원가량의 2년물 공사채 표면이율은 '6.276%'이다. 이에 시와 iH는 2.5% 금리가 적용되는 시 지역개발기금 여유재원을 융자하는 게 효율적이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같은 융자계획은 시의회에서 막히게 됐다. 이날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iH 내부 자금 운용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기금운용계획안을 수정 가결했다. 당초 융자금으로 포함돼있던 1000억원을 전액 삭감하는 대신 일반예치금으로 포함한 것.

신동섭 시의회 행안위원장은 “당장 iH의 1000억원 시 기금 융자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공사는 구월2 공공주택지구 개발 등을 위해 2조3600억원이 넘는 공사채 발행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사 내부적인 자금 운용 자구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금을 끌어 쓰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H는 시 기금을 통한 채권 상환이 시급하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iH 관계자는 “채권시장 경색이 완화되는 점을 고려해 여러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