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문학구장 활용 방안 고심]

2027년 서구에 완공되면 용도 상실
원도심 후속대책 아직은 없어

AFC 아시안 컵 유치 등 염두
일단은 개·보수 작업 본격화
구장 기능 다양화 출구 찾기 골몰
▲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SSG랜더스필드 전경./사진제공=SSG 랜더스
▲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인천SSG랜더스필드 전경./사진제공=SSG 랜더스

유정복 인천시장이 서구 '청라 돔 야구장 건립'을 민선8기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정작 '원도심 공동화'가 우려되는 인천문학경기장의 후속 활용에 대해선 방향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김학범 인천시 체육진흥과장은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7년 청라 돔구장 건립 이후 문학경기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대전 연고 프로구단인 한화이글스 사례처럼 1·2구장으로 나눠 문학경기장을 계속 활용한다거나, 고교와 사회인 야구대회 등을 유치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운영 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KBO 차원에서 연고지 재배치 등에 대해서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문학경기장은 현재 인천 연고 프로구단인 SSG랜더스의 홈구장이다. 지난해 신세계그룹에서 옛 SK와이번스를 인수한 이후엔 '인천 SSG랜더스필드'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데, SSG랜더스가 올해 정규리그 내내 1위를 유지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며 문학구장은 10개 프로구단 가운데 최다 관중 수 98만1546명의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이 오는 2027년까지 서구 청라에 돔 형태의 홈구장 건립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문학구장은 용도를 잃어버리게 됐다. 유 시장은 지난 8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만나 돔구장 건립을 위한 조속한 행정 지원을 약속했고, 민선8기 공약 주요 실천과제로도 내세우는 상황이다.

이전 이후 문학구장 활용방안을 고심 중인 시는 다른 프로구단 유치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셈인데, 우선은 시는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유치와 연계해 문학구장 개·보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150억원을 투입해 노후화된 문학구장을 개선하는 동시에 야구 경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구장 기능을 다양화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서 AFC 아시안컵은 피파(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국을 비롯해 24개 국가가 참가하는 아시아 연맹 산하 최상위 국가 대항전을 말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뤄져 4년 만에 개최되는데 기존 개최국이었던 중국이 포기 의사를 밝힌 이후 한국과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이 유치 경쟁을 하는 중이다. 국내에선 인천을 비롯해 경기 수원·화성, 서울, 부산 등의 도시들이 아시안컵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김 과장은 “AFC 실사단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현장 실사 과정에선 연수구 송도 국제회의지구와 국제공항과의 접근성 등이 인천의 주요 강점으로 꼽혔다”며 “오는 17일 AFC 집행위원회를 통해 개최국이 발표되면 후속 절차로 개최도시를 선정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