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편리한 '인천e지' 앱 써보니]

휴대폰 하나면 끝…
맛집·숙소·교통정보 한 눈에
'가상현실' 개화기 과거여행
청·일 근대 역사문화재 보존
간편 예약·결제 한 번에 가능

앱 두개 다운로드…
별도 구축·서비스지역 한정
관광객 잘몰라 이용률 낮아
누적 다운로드 6만6082건
수원은 3개월 만에 8만 여건

“관광자원-기술 융복합 절실”
▲ '인천e지 AR' 앱
▲ '인천e지 AR' 앱에 탑재된 '파노라믹 AR' 기능을 통해 바라본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 개항장 당시의 모습을 현재와 비교할 수 있다./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인천 중구 개항장은 1883년 제물포항(인천항)이 개항된 이후 서양 근대문물도 함께 들어와 한국 근대 문화가 시작됐다.

동시에 일제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개항장에는 인천이 19세기 말 개항했을 무렵의 근대 역사문화재들이 보존돼 있다.

9월 중순 휴일, 안내 책자 대신 손에 휴대전화를 쥐고 인천의 대표 관광지로 알려진 개항장 일대를 돌아봤다.

주변 맛집, 숙소, 교통 등 정보는 물론 간편 예약·결제까지 가능한 '인천e지' 앱을 휴대전화에 내려받았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실재감 있는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들었다.

 

▲ 인천스마트관광도시 AR·VR 체험존.
▲ 인천스마트관광도시 AR·VR 체험존 홍보 판넬./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개항장 일대, '인천e지' 앱을 통해 AR·VR 콘텐츠 체험해보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전 인천e지 앱을 통해 '시간 여행자-개화기 시대 속으로'라는 제목의 여행패스(여행지침서)를 추천받았다. 일정은 '한중문화관-경성1950-대불호텔전시관-제물포구락부-청일조계지계단-흑백사진관우리'로 구성돼 있었다.

개항장의 첫 코스로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을 찾았다. 1978년에 철거된 호텔을 고증을 통해 외관을 재현해놓은 전시관이다. 전시관 1층에 부착된 QR코드 안내판을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니 서양식 의복을 입은 호텔 창립자인 일본인 호리 히사타로의 아들 호리 리키타로가 'AR고스트'로 나타나 설명을 시작했다. “혹자들은 서울에 있던 손탁호텔(1902)이 조선 최초의 호텔인 줄 아시는데, 저희가 무려 10년 넘게 앞섰다”며 호텔의 역사 배경에 대한 설명을 3분간 이어갔다.

▲ 인천스마트관광도시 AR·VR 체험존 체험 사진./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호텔에서 나와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으로 향했다. 이 계단은 1883년 일본 조계와 1884년 청국 조계가 설치된 경계 지역에 놓여있다. 120년 전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가운데에 놓인 석조계단을 경계로 중국풍 건물들과 일본풍 건물들로 나뉜다. 이곳에서 '파노라믹 AR'을 통해 360도로 둘러보니 개항장 당시의 모습을 현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기능은 '인천e지'와 '인천이지 AR' 2개의 앱만 다운로드하면 이용할 수 있다. 지난 2020년 9월 인천 중구가 '스마트 관광도시 시범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국·시비로 각각 35억원씩 투입해 인천 중구 개항장 일대에 스마트관광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중 하나로 '인천e지' 앱이 만들어졌다.

 

▲ 인천시 주욱 생활사 전시관 안내판./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똑똑하지만 시민들은 모르는 '인천e지' 앱...“콘텐츠 개발해야”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아 관광을 즐겼던 개항장 일대는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인천e지' 스마트 관광플랫폼을 통해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할 시점이지만, 개항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이 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기준 인천e지 앱 다운로드 수는 6만6082건, AR 앱 다운로드 수는 3811건이다. AR 다운로드 수는 일평균 9건에 그친다.

'인천e지' 앱은 실시간 위치를 기반으로 주변 음식점, 숙박업소, 교통, 주차장, 짐 보관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AI(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여행코스와 최적의 동선 안내도를 추천한다.

'인천e지 AR'는 과거 개항장과 관련한 실존 인물이 'AR고스트'로 되살아나 역사적 배경 등 생동감 있게 안내해주는 앱이다.

다운로드 수가 낮은 이유에 관해 묻자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이 개항장 일대로 한정돼있어 앱 사용 의사가 떨어질 수 있다”며 “AR의 경우 용량이 크다 보니 인천e지 앱과 별도로 구축했고, 이에 따라 유입되는 수가 적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수원도 스마트관광도시로 선정돼 사업비(70억원 중 일부)를 들여 '터치수원'앱을 개발했다. '인천e지'와 다른 점이 있다면 XR(확장현실) 버스, AR·VR 수원화성, 아웃도어 미션 게임 '화성행궁의 비밀' 등 다양한 콘텐츠 구성이다. 또한 별도 앱을 구축하는 대신 인앱시스템을 도입해 '터치수원'앱 하나로 이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앱은 출시 3개월 만에 8만 7947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인천e지'와 'AR' 앱이 관광 인프라 육성을 위한 장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개항장 관광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환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학과장은 “인천은 스마트관광도시 구축을 위한 여행 산업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광지와 기술을 융복합한 인프라가 실질적으로 너무 미흡하다”며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운영방안이 거의 잠식돼있는 상태로, 공공·민간 등 관련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과 연계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관광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에는 168개의 풍부한 섬 관광 자원이 있다”며 “섬 지역에서 스마트 관광 요소를 기술과 연결하는 등 차별화된 융복합형 관광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 관광 생태계를 조성·강화하는 전략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천관광공사는 '인천e지' 앱 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 제공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기관과 협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관관공사 관계자는 “올해 말 강화도 광성보를 대상지로 하는 VR 환경의 스토리텔링 관광 안내 서비스가 개발돼 앱에 탑재될 예정”이라며 “인천테크노파크와의 협업을 통해 '2022년 인천 지역특화콘텐츠 개발지원' 사업을 진행한 결과다. 이 밖에도 인천에 관광 유입을 끌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지역 기관들과의 다양한 협업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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