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생명이 살아숨쉬는…작지만 알찬 혁신학교

1972년 개교·전교생 60명
지성·인성·감성교육 앞장
행복한 공동체만들기 노력
▲ 서운중학교 전경./사진제공=서운중학교
▲ 이정숙 서운중 교장
▲ 이정숙 서운중 교장/사진제공=서운중학교

“사랑과 꿈이 있는 아름다운 학교. 작지만 알찬 혁신학교.”

이정숙 서운중학교 교장은 학교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안성시 서운면에 있는 서운중학교는 1972년 개교했다. 서운산 자락에 자리잡은 학교에는 전교생 60명과 21명의 교직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서운중은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적 학교 만들기와 예술이 함께하는 학교 만들기를 교육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텃밭에서 김장을 해 서로 나누고, 포도를 키우며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배운다. 교육과정과 연계해 생태공원을 만들기도 하고 안성 남사당 전수학교 운영, 남사당 풍물놀이패 특별 강화 훈련, 마을 축제 행사 및 예술 경연 참가도 하고 있다.

이 교장은 “행복은 우리 인류가 그동안 끝없이 추구해온 영원하고도 보편적인 가치라 생각한다”라며 “서운중은 교육공동체가 하나가 돼 지성·인성·감성 교육으로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공동체가 하나 돼 학교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며 “기초학력 신장을 통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 향상에 노력하고 감성 소통으로 존재의 가치와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25년 전통 … 우리 학교는 남사당 풍물놀이 전수학교”

저희 학교는 '남사당 풍물놀이 전수학교'입니다.

남사당 풍물놀이는 경기도 안성 지역에서 전승되는 풍물놀이입니다. 남사당놀이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재에 등재된 문화유산입니다. 남사당은 조선 후기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 춤, 노래를 공연했던 집단으로 전문 공연예술가들로 결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 연예 집단입니다. 처음 발생 된 시기는 조선 숙종(1661~1720)때이며 남사당패가 시작된 곳이자 전국남사당패의 중심이 되었던 곳이 바로 저희 학교가 있는 이곳, 안성시 서운면 청룡리의 불당골이라 전해집니다. 남사당의 근거지이자 생활 터전이었던 안성에서 남사당의 후예들이 안성과 서울을 중심으로 남사당의 전통을 이어오면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남사당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 근처에는 남사당 바우덕이 묘가 있습니다. 예전 남사당의 중심이었던 이곳, 서운중학교에서 전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는 1998년에 처음 남사당 풍물놀이반이 개설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예술 중점 특성화 학교로 지정되었고 지금까지 약 25년간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수업이 어려웠을 때에도 넓은 운동장이나 남사당 전수관에서 마스크를 쓰고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쉬지 않고 연습했습니다.

저희 학교는 학생 전체가 남사당 풍물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1학년 자유학기제 예술 수업시간, 음악 수업시간, 그리고 방과 후 교육 활동 시간을 통해서 풍물놀이에 쓰이는 장단과 여러 악기를 배우고 상모 돌리는 법, 버나 돌리기, 판굿 등 풍물놀이의 전반적인 내용을 배우는 시간을 갖습니다. 상모를 돌리는 것은 정말 힘들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처음 상모 돌리기를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1,2,3학년 전체가 함께 여러 풍물놀이 진을 만들고 장단을 맞추면서 하나의 놀이판을 만들면서 연주를 하면 큰 보람도 느끼고 우리 음악에 자긍심을 갖게 됩니다.

여름 방학 기간에는 서운초등학교 남사당 풍물반과 함께 수업을 합니다. 초등학교 학생들과도 같이 연습을 하면서 선·후배 간 우정도 쌓고 초등학생들에게 중학교 생활에 대해 이야기도 해주고 간식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일 년간 열심히 연습한 것을 뽐내는 시간을 갖습니다. 매년 청소년 종합예술제에서 수상도 하고 안성 포도축제, 안성 바우덕이 축제 등, 지역 축제에서도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는 연습하면서 힘들었던 것도 다 잊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 유산을 직접 연주하고 체험하면서 조금이나마 문화유산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이 드니 정말 귀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여 소중한 전통문화를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유주현 서운중 3학년, 김수현 서운중 1학년


 

자연 속에서…'텃밭에서 김장까지' 생태·나눔교육

지금 전 세계는 기후 위기로 모든 나라의 모든 분야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생태 전환 교육은 미래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 세대'를 위한 것이며, 지구 공동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저희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창의 생태 전환 교육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텃밭에서 김장까지' 생태·나눔 프로젝트의 목적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생태 감수성 함양 및 생태체험으로 생명 존중, 배려, 나눔의 인성 기르기를 할 수 있으며 생태체험을 하며 '현재', '나', '우리', '생태계', '미래'를 생각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 환경 학교 만들기를 하고 있습니다.

시기별로 다양한 텃밭 작물을 가꾸고 다양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3월에는 생태 전환 수업을 받으며 기후 위기 대응 실천 약속 정하기 활동을 합니다. 4월에는 마을공동체의 협조를 얻어 텃밭 이랑 고랑 만들기를 하고 씨감자를 파종합니다. 5월에는 고추, 토마토, 가지, 고추, 쌈 채소, 호박, 옥수수, 수박 등의 모종 파종하기와 학년 푯말 만들기, 식물 관찰일지 작성하기를 합니다. 6월에는 감자 캐기와 함께 나누기 활동을 합니다. 7월에는 텃밭 작물 수확하기와 매실 수확하기를 합니다. 8월에는 2학기 생태 전환 교육에 대한 수업을 듣습니다.

9월에는 마을공동체의 협조를 얻어 밭고랑 만들기를 하고 배추, 무 모종 키우기를 합니다. 고구마 수확하기 및 밤 수확하기가 진행됩니다. 11월에는 김장 배추 수확하기, 절이기, 헹구기, 버무리기를 학년별로 나누어 실시합니다. 12월에는 마을 경로당을 방문하여 김장을 나누는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임을 알고 생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중심의 생태 전환 교육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태계 보존을 위해 우리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저희 학교의 생태 전환 교육은 학생,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현표 서운중 3학년


 

조그마한 시골학교, 다양하고 풍부한 독서·문화교육

저희 학교는 면 단위에 위치한 조그마한 시골학교로 도시학교와 달리 주변에 독서와 문화·예술과 관련된 인프라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독서 교육과 문화·예술 교육을 학교에서 전적으로 배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조되었던 시기에는 '온라인 북클럽' 활동으로 희망도서를 집으로 배달 받아 매일 30분씩 책을 읽고 밴드에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적기, 한 줄 독서평 쓰기, 독서 인증샷 올리기, 댓글 쓰기 등을 하여 매일 읽는 재미와 즐거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름 독서 프로그램인 '손끝으로 쓰고 마음으로 필사하라'에서는 글쓰기 강사 류경희 선생님과 온라인으로 4주에 걸쳐 문학과 비문학 작품을 필사하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손으로 쓰면서 나 자신과 만나고, 작가님과 대화를 통해 작품을 공유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키우게 되었습니다.

'청소년 글쓰기 수업'에서는 글쓰기 강사 최영신, 신민철 선생님과 함께 8시간에 걸쳐 진행된 논술문 쓰기 시간에는 개인과 사회, 내가 원하는 교육의 모습, '바람직한 자식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생각하는 힘을 길렀고 독후감 쓰기 활동 시간에는 쉽게 독서 감상문을 쓰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10월 독서의 달에는 수업 시간에 시 쓰기를 공부하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시를 찾고 한 편의 시를 선정하였습니다. 자작 시와 애송시를 POP 강사 이숙영 선생님과 함께 시화로 만들었습니다. 우리 주변의 세계를 더 세심히 관찰할 수 있는 관찰력을 길렀고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도 기를 수 있었습니다. 미술 시간에는 '책과 함께하는 나만의 도자기 페인팅'을 통해 우리 고장의 도예가 이춘택 선생님을 통해 국어 교과서 속 등장인물, 표지, 감동적인 장면 등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듣고 나만의 그림을 도자기에 그려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문학 작품을 세심히 감상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었고 다양한 문화 예술을 체험하면서 문학과 도자기 예술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1월에는 '생각을 펼쳐보는 마인드 맵'을 통해 마인드맵 전문강사 박진숙 선생님과 함께 창의 융합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저는 이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문제점과 그 해결책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말하기', '글쓰기'를 통해 논리적인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12월에는 '책 읽기와 연극놀이'를 통해 연극놀이 전문 강사 이현정 선생님과 '책을 가지고 스토리텔링 하기', '소리로 극 탐색하기', '책 속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들기'와 연극 발표하는 수업을 하였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나를 표현하는 능력과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으며 저의 적성과 진로를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마을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다양하고 풍부한 독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시골 학교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독서와 예술의 즐거움을 알고 문화 예술적 감수성을 기르고 애향심을 가질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의 시간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백수현 서운중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