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구력·창의력·품성 갖춘 과학기술 인재 '쑥쑥'

2005년 설립 경기지역 유일 과학고등학교
R&E 활동·창의융합의 날·인문의 날 운영
남택근 학생회장 “수·과학 분야 먼저 탐색”
이병진 교장 “다양한 경험·연구활동 지원”
▲ 경기북과학고 남택근(왼쪽) 학생회장과 이병진 교장이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북과학고 남택근(왼쪽) 학생회장과 이병진 교장이 손을 잡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의정부에 있는 경기북과학고등학교는 지난 2005년 설립됐다. 설립 당시에는 수원 소재 경기과학고와 두 개였지만, 2010년 경기과학고가 과학영재고로 전환되며 유일한 과학고가 됐다.

경기북과학고는 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묻고 고민하는 '절문(切問)', 다른 사람의 일을 자신의 일상사를 중심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근사(近思)'를 교훈으로 탐구력과 창의력, 바른 품성을 기르는 교육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 비전은 '미래역량을 갖춘 창의융합형 과학기술인재 양성'으로 과학고에 맞는 전문적이고 특징적인 교육활동,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과 다양한 과학동아리 운영, 창의 융합형 탐구·체험 중심 교육에 더해 연구 기초 프로그램 및 융합과학 탐구, 창의개인연구, 졸업심화 연구 등 한국 사회 이공계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창의적심화연구(R&E) 활동은 팀당 3~5인 학생과 지도 교사 1인이 매주 화요일 8교시를 이용해 연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계획을 만들고 발표를 하고,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융합적 사고 함양을 위해 창의융합의 날, 인문의 날을 운영하며 비판적 사고역량 및 소통역량 등 미래 융합인재 역량을 키우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학생 주도적인 인성동아리(밴드, 랩, 독서, 창작, 마술, 오케스트라, 연극, 뮤지컬) 활동 등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또 수학·과학 관련 동아리 18개를 운영하며 1인 1동아리를 필수로 활동해 학생 간 공동목표 달성 및 진로 탐색에 활용하고 있다.

▲ 물리토너먼트 활동 사진./사진제공=
▲ 경기북과학고에서 물리토너먼트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동아리는 수학과 과학 관련 전문적인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수학, 수학체험, 응용수학, 수학탐구, 물리탐구토론, 물리실험탐구, 현대물리실험, 화학실험, 화학탐구, 응용화학, 생명과학탐구, 생명과학, 환경 및 에너지탐구, 과학융합, 기상현상 및 건축, 천체관측, 로봇탐구토론, 임베디드탐구토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에도 학생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자율 동아리와 과학탐구 토론회, 졸업논문·학생연구 발표제 등을 하기도 한다.

경기북과학고 학생회장 남택근군은 “물론 대학을 바라보고 학교에 온 친구들도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좀 더 일찍 각종 실험을 경험해보고 연구활동을 하려고 온 친구들이 많다”며 “1~2학년을 거치며 로봇과 자율주행, 에너지 분야 연구를 통해 RC카 정도 크기에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차량을 만들거나 각종 대외활동을 통해 연구 성과를 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고에 다닌다고 해서 또래 아이들과 크게 다른 건 아니다. 우리도 야식을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과 축구, 농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라며 “다만, 진로로 정한 수·과학 분야를 먼저 탐색하고 겪는 과정이라 본다”고 했다.

이병진 경기북과학고 교장은 “경기북과학고 학생들은 진로나 관심 분야가 공통적인 경우가 많다”며 “서로 다르게 각각 최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잘 설계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주도적 해결 능력을 갖게 하고 나아가 과학고 목적에 맞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기술 인재가 되도록 다양한 경험과 연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대만 국립신죽고교와의 자매결연활동] 온라인서도 학생들 학술·문화 교류 능동적 참여

▲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지난 2019년 대만 국립신죽고 방한단이 경기북과학고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지난 2019년 대만 국립신죽고 방한단이 경기북과학고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경기북과학고는 2006년 개교 이래로 현재까지 대만의 국립신죽고등학교와 자매결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해 12월 본교와 신죽고를 서로 각각 직접 방문하여 교류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2020년 COVID-19의 영향으로 상호 직접 방문이 어려워짐에 따라 온라인상의 교류로 활동을 전환하여 교류활동을 지속해왔다. 2020년에 처음 온라인상으로의 교류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첫해에는 처음이라 겪게 되는 어려움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2021년에는 예년처럼 방문교류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2021년이 되어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게 되자, 다시 온라인 교류를 준비하게 됐고, 2020년의 경험을 바탕 삼아 교류활동의 부족한 면을 검토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 경기북과학고와 대만 국립신죽고교 학생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을 통해 교류활동을 하는 모습이다./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원래 대면교류활동을 진행하였을 때 우리의 활동은 학술교류뿐 아니라 문화적 교류도 함께 진행했다. 학생들에게는 연구 발표를 공유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서로의 우정을 쌓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부분도 교류활동의 중요한 또 한 영역이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온라인에서도 학생들이 진지하게 참여하는 학술교류와 더불어 문화적 교류를 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되었고, 다 함께 고민한 결과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을 선정하게 됐다.

메타버스 플랫폼 중 우리는 게더타운에 주목했고, 게더타운의 여러 가지 기능들을 학습해 가면서 학생들과 함께 교류활동에 필요한 모델을 구축했고, 이는 대만의 신죽고등학교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게더타운 안에서 우리는 포털 이동경로를 통해 대만으로 이동할 수도, 한국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 공간을 마련해 실제 두 나라를 넘나드는 기분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게더타운 안에서의 교류활동은 실제 대면교류활동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도록 준비하였으므로, 교장선생님, 학생회장, 학부모회장 등의 축사가 담긴 개회사 및 폐회사도 진행됐다.

본 행사는 크게 두 섹션으로 나누어 첫 번째 섹션에서는 서로의 아바타들이 함께 만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타운 내 구축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마련했다. 학생들은 서로의 아바타를 커스터마이징 하는 것도 즐거워했으며 다른 나라 친구들과 만나 외국어로 이야기하는 활동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즐겁게 참여했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학생들이 준비한 그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소그룹별로 각 방에 모여 함께 자료를 공유하고 발표하고 질문하며 학술적 연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

본인의 전문적인 연구 분야에 대한 내용을 외국어로 발표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두 학교 학생들은 능동적인 태도로 열심히 참여해 서로의 연구에 박수를 보내며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폐회사와 함께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다음 해에는 함께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교류행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 조은하 경기북과학고 부장교사./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 조은하 경기북과학고 부장교사./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조은하 경기북과학고 부장교사


 

[대만 국립신죽고교와의 자매결연활동] 메타버스로 효율적 의사소통…위기를 기회로 바꿔

▲ 경기북과학고 3학년 신성훈./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 경기북과학고 3학년 신성훈./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저는 학생 대표로서 국제학술교류를 주관하며 학교 소개 영상 제작과 축사의 역할을 맡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처음에는 홍보 영상에 어떤 요소가 들어가야 하는지 많은 고심을 했지만, 2년간의 경험에 비추어 이 교류의 목적을 파악했고, 딱딱한 정보 전달보다는 대만 학생들이 잘 공감할 수 있도록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K-pop을 가미하여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대만 학생들의 반응이 더 좋아 기뻤고, 2년 동안의 제 경험이 값지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또한, 교류하는 이들을 존중하자는 취지로 그들의 모국어 및 영어를 최대한 활용하여 축사를 했습니다. 이 역시 선생님과 대만 학우들로부터 유창한 발음과 공감가는 내용이었다고 극찬을 받아 정말 보람찼고, 학교에서 배우는 '학문'으로서의 영어와 중국어에서 더 나아가 청중들을 사로잡고, 이해시키는 '언어'로써 이를 사용했다는 뿌듯함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불가피하게 소통의 장으로 삼았던 메타버스 공간도 걱정한 것과 다르게 소통하는데 무리없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오히려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여 실제로 만나는 것보다 더 효율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고답게 혁신적으로 메타버스를 이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기에 재치있고 적절한 대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신성훈 경기북과학고 3학년


 

"Flip, Flop!" 물병을 던지는 가장 완벽한 방법

▲ 경기북과학고 16기 노민서./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 경기북과학고 16기 노민서./사진제공=경기북과학고등학교

물병을 던져보자! 다들 페트병 음료수를 마셔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음료수는 종류마다 브랜드마다 페트병의 모양이 제각각이지만 잘록한 음용부를 쥐고 있자면 한 번씩은, 돌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보다. 올해 8월 19일, 경기북과학고등학교에서 우리가 보다 페트병을 보람차게 던질 수 있는 방법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출전팀은 3학년 2명의 학생으로 구성된 오우오우팀, 2학년 3명으로 구성된 물병1팀, 2학년과 3학년 2명으로 구성된 wfc팀이 있다. 이들은 차례로 돌아가며 발표, 질문, 피드백을 진행하며 “물병을 던져 똑바로 세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각 팀들은 사전에 자체적으로 실험을 계획하고 결과를 물리적으로 분석하여 물병을 던지는 자신만의 방법을 논리적으로 피력했다. 나아가 상대 팀에게 질문을 받으며 상호 연구의 심화 된 이해를 도모하고 전체 피드백으로 마무리하며 발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세 팀은 각각 다른 방법으로 실험을 꾸렸다. 다음을 살펴보자.

첫 번째 발표자였던 wfc의 학생은 <점성에 따른 시간에 대한 각속도 변위의 정성적 비교>를 실험의 테마로 삼았다. 다른 팀들이 회전하는 페트병에서 내용물의 움직임에 따라 페트병 전체 무게중심이 변화하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 점을 보면 상당히 독특한 관점이다. wfc팀이 집중한 점성은 시간에 대해 정규화된 각속도 변위를 보여주는데, 이 그래프는 실험 난이도에 비해 오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실험의 또 다른 특징은 metal app을 활용하여 각속도 함수 그래프 추세선의 이차항 계수가 상대점도의 로그스케일에 반비례한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해당 그래프는 y=-x의 평행이동 형태로 그려졌다.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언급한 바와 같이 그래프의 위상이 만들어졌다면 이는 반비례가 아니라 비례 그래프라는 것이다. wfc팀의 오류는 질문 시간과 피드백 시간에 물병1팀에 의하여 지적당했다.

이 토론의 재미있었던 순간에서 오우오우팀과 wfc팀의 뜨거운 논쟁을 빼놓을 수는 없다. 오우오우팀의 3학년 학생과 wfc팀의 2학년 학생은 정규화 변위의 정의부터 각속도 근사 과정에서 피크점을 버린 이유 등에 대해 속전속결의 질의를 거치며 토론의 열기를 더해 갔다. 이 열기의 그래프는 질량중심의 위치를 묻는 말에서 정점을 찍었다. 페트병이 회전함에 따라 물이 함께 위치를 바꾸는데, 이는 페트병 전체의 질량중심 위치가 시간에 따라 변함을 의미한다. wfc팀이 질량중심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점성 실험의 변인 통제 과정에서 질량중심을 계산식에 포함했으므로 이를 고려하지 않은 각속도 함수는 과학적으로 충분히 유의미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해당 주제에 대해 칠판을 활용하면서 10여 분 동안 열띤 논쟁을 이어갔으며, 최종적으로 심사위원 중 물리선생님이 상황을 정리하며 마무리해주셨다.

물병 던지기에 관련된 이번 토론은 물리학을 실생활에 접목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다. 물리학이 생활 속에 깊이 뿌리박고 있다는 점은 이미 자명하지만,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이 아닌 재미를 위한 활동, 물병 던지기에 접목했다는 사실이 정말로 '물리를 사용하여 노는'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과학고등학교 학생으로서 사소한 장난 같은 일에도 학문적 의미를 찾으려는 시도가 굉장히 뜻깊었다. flip! flop!

/노민서 경기북과학고 16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