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발 인원 10만명대 '시간문제'
'계곡 살인'도 보험금 노려 범행


금감원, 지난해 9434억…전년비 5%↑
9만7629명 적발…사고 내용 조작 '최다'
인천 보험사기범 2017년 이래 증가세
이은해 남편 살해 사건에 경각심 증가

고질적 사회 문제 중 하나인 보험사기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뚜렷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생명을 거액의 보험금으로 맞바꾸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잔혹 범죄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보험사기는 민영 보험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누수를 일으키며 모든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심각한 범죄로 분류된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사기를 단순한 범죄로 치부해선 안 된다. 자신과 가족, 주변인이 가해자나 선량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보험사기 예방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인천일보는 보험사기를 근절하기 위한 기획기사를 이번 주부터 월요일자 지면에 격주로 보도한다. 모두 5차례에 걸쳐 보험사기 현황과 최신 수법, 제도적 개선점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예정이다.

 

국내에서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과 인원이 이르면 올해 각각 '1조원대'와 '10만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보험사기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보험사기 적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9434억원으로 전년 8986억원 대비 5%(448억원) 증가했다.

2017년 7302억원을 기록한 이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인데, 이 같은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올해 보험사기 적발 금액이 1조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9만7629명으로 전년 9만8826명과 비교해 1.2%(1197명) 감소했으나 여전히 10만명대 진입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사고 내용 조작이 5713억원(60.6%)으로 가장 많았고, 고의 사고(1576억원·16.7%)와 허위 사고(1412억원·15.0%)가 그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3.0%로 가장 많았으나 19.0%를 차지한 20대의 보험사기도 2019년 1만3918명에서 지난해 1만8551명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대 보험사기의 83.1%는 자동차 보험사기로 분석됐다.

인천지역에서도 보험사기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인천경찰이 적발한 보험사기 건수는 ▲2017년 274건(보험사기범 531명) ▲2018년 156건(616명) ▲2019년 239건(766명) ▲2020년 388건(990명)으로 2018년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인천에서는 검찰이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씨와 조현수(30)씨를 살인 등 혐의로 수사한 뒤 재판에 넘기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이들은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권성훈 금융감독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건전한 보험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의 재정 누수 등 국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조직형 보험사기를 적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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