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한 역사와 함께 직업인 꿈 익어간다

4개 학과 11개 세부전공 코스 운영
학과 내 후학습으로 교과 이해 제고
주문형 강좌 통해 학과 외 학점 이수
인근 산업체·공공기관과 연계 교육
학점제 발맞춰 공간 구성 재구조화
▲ 삼일상업고등학교 전경./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지난해 직업계고 학점제 운영 성과보고회에서 '학과 내 교육과정'으로 교육부총리상을 받은 삼일상고./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지난해 직업계고 학점제 운영 성과보고회에서 '학과 내 교육과정'으로 교육부총리상을 받은 삼일상고./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수원 삼일상업고등학교는 올해 직업계고에 전면시행된 고교학점제로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자신감이 넘친다. 지난해 직업계고 학점제 운영 성과보고회에서 '학과 내 교육과정'으로 교육부총리상을 받을 정도로 충실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삼일상고는 교육부가 제시하는 8개의 고교학점제 교육과정 운영모형 중 브랜디드를 제외한 7개를 이미 운영하고 있다.

세부전공 코스와 후학습 지원, 타학과 융합형 교육과정, 부전공 이수, 학교 간 1:1 매칭, 연합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물론 학교 밖 기관과 연계한 교육과정도 벌인다.

학과 내 세부전공코스는 4개 학과에서 11개의 세부전공으로 운영된다.

▲ ERP 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ERP 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IT 도제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IT 도제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ERP스마트경영과는 ▲인사회계 ▲생산물류 ▲세무행정도제 등 3개 전공코스를 선택지로 열어뒀고, 플랫폼비즈니스경영과는 ▲핀테크 ▲스타트업 ▲항공호텔레저 ▲엔터테인먼트, IT메이커스경영과는 ▲IT메이커스 ▲S/W개발도제, 외식경영과는 ▲양식조리도제 ▲제과·제빵은 선택 전공으로 지원한다.

학과 내 후학습 지원과정은 국어와 수학, 영어, 제2외국어, 교양 5개 교과군에 10개 선택과목을 운영해 학생들이 기초내용을 충분히 익히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다.

타학과 융합형 교육과정은 주문형 강좌로 개설한다. 무학년제로 제과, 제빵, 바리스타, 헤어미용, 네일미용 등 5개 강좌를 방과 후 열어 학기당 3학점씩 총 6학점까지 취득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 삼일상고 외식경영과 1학년 학생들이 조리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삼일상고 외식경영과 1학년 학생들이 조리 실습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부전공 이수형도 학생들의 요청을 받아 개설하는 주문형 강좌로 운영된다. 올해는 외식경영과 부전공 제과제빵과정, 미개설학과 부전공 뷰티미용과정을 개설해 학생들이 24학점을 취득할 경우 부전공으로 인정하고 있다.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은 1:1 매칭형과 연합캠퍼스형으로 나뉜다.

'교실온닷'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으로 2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세무일반' 교과목을 개설해 인근 고등학교 학생과 함께 수강하고 있다.

또 연합캠퍼스형으로 평택 청담고등학교가 개설한 '관광 중국어'를 삼일상고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으며, 수원청소년희망등대센터, 동남보건대학교 등 지역사회 학습장 및 대학기관 시설을 활용한 '3D프린팅 디자인' 교과를 삼일상고에 개설해 인근 학교 고등학생과 함께 수강하고 있다. 여기에 삼일상고는 2학기부터 '기업과 경영', '금융시장의 이해' 교과목을 온라인으로 개설, 도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교 밖 연계형으로는 학교 인근 산업체와 대학, 공공기관 등 지역 교육시설을 두루 활용한다. IT메이커스경영과 학생들이 수원산업단지와 연계해 3D프린터용제품제작, 무인기 운용 2개 학기 14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들이 보다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나이스플러스 수강신청 서비스 시범학교 및 온라인콘텐츠활용교과서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또 삼일상고는 고교학점제를 현장에 안착시키고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대안 및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교육과정지원팀도 구성해 운영한다. 지원팀은 기획분과, 생활안전지원분과, 진로 지원분과로 구성됐으며, 서로 협업을 통해 모든 부서, 모든 교사가 고교학점제 연구과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교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학생 중심 교육과정 매니저 직무연수', 'NCS교육과정 시도지원단·중앙지원단'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월별 진로설계로드맵을 제시하고 학생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개발해 배포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과목소개서는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목별 선배들의 수강후기를 제공했다.

▲ (왼쪽)창의융합센터 입구 전경. (오른쪽위)가변형교실. (오른쪽아래)꿈의공작소. /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삼일상고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앞서 공간 구성 재구조화도 실시했다. 디지털 학습도구 확충을 통해 일반 교실 내 실습수업을 강화하고 본관건물 1층에는 15명에서 60명까지 다양한 인원이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창의융합센터 가변형 교실을 구축했다. 그러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동일 교실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교실 내 방음 부스도 설치했다.

삼일상고 관계자는 “모든 교사가 교육과정 이해도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라며 “학기마다 학생 간담회를 열어 추가 희망 개설과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직업 교육은 필수적…청년 실업 해결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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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철 삼일상고 교장./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김재철 삼일상고 교장./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교육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서로 한마음을 가지고 협력해 나갈 때 학교는 더욱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철 삼일상고 교장은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교장은 “학부모는 학교의 비전을 공유하고 학교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해주고, 학생은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의 색깔에 맞는 꿈을 찾으며 진로를 개척하며 교직원은 소통과 공감을 통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교육할 때 '미래가 더 기대되는 학교'가 될 것이다”고 부연했다.

수원 팔달구에 수원화성 내에 자리 잡은 삼일상고는 지난 1903년 설립한 삼일학당을 시작으로 해 내년 120주년을 맞이하는 사립학교다. 순수 상업계고로는 68주년을 운영해왔다.

학교는 '소통·공감·행복교육으로 바른 인성과 역량을 갖춘 미래직업인재 육성'을 교육비전으로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발맞춰 학과 내 11개 코스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천명의 학생에게 천 가지 빛깔을 지원하는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선취업 후 학습이라는 직업 교육의 방향에 맞춰 다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년 70% 학생들을 취업시키고 있다.

▲ 삼일상고 역사관 내부 모습. /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김 교장은 삼일상고의 자랑거리로 ▲화성과 어우러진 학교 ▲최근 10년간 3000여명이 취업한 지역사회 중심학교 ▲탄탄한 졸업 선배들 ▲삼일역사관을 꼽았다.

삼일상고는 수원 화성 성곽 안에 자리를 잡아 수원천, 방화수류정 등과 연접해 주변 경관이 매우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최근 10년간은 공공기관 200명, 공무원 및 부사관 63명, 금융기관 112명, 대기업 570명 등 전국에서도 상위권의 합격 성과를 이루었고, 4년제 대학 합격생도 다수 배출했다.

아이돌 가수인 비투비 이창섭, 한국인 최초로 NBA에 진출한 하승진 전 국가대표 농구선수 등도 삼일상고 출신이다.

또 2003년에는 삼일학교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삼일역사관'을 만들었다. 삼일역사관에는 1900년대 초창기 사진과 졸업앨범, 교복, 학적부, 진급증, 유물 등 희귀 자료가 전시돼 학교는 물론 수원지역 인물의 활동과 생활상까지 엿볼 수 있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금융실무실, 여행서비스실무실, 조리실, 3D프린터용제품제작실. /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김 교장은 “직업 교육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도 직업 교육에 대해 관심 자체가 없거나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대부분은 직업 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막연하게 부정적인 인식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직업 교육은 미래의 교육에 필수적인 것”이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직업 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고 그 안에서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면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 실업 해결의 열쇠가 직업계고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삼일상고는 과거와 현재도 최고였고 미래에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학교”라며 “학생이 행복하고 학부모가 감동하고 교사가 보람을 느끼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일상고는?
최초 'ERP 특
성화고'…플랫폼·IT·외식 산업계 미래 주역들도 '쑥쑥'

▲ ERP 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 ERP 실습실./사진제공=삼일상업고등학교

삼일상업고등학교는 1000명이 넘는 학생과 교직원이 생활하는 교육 공간이다. 학교는 학생 912명의 진로를 지원하기 위해 ERP스마트경영과, 플랫폼비즈니스경영과, IT메이커스경영과, 외식경영과 등 4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ERP스마트경영과는 공공기관에서부터 대기업, 중견·중소기업까지 모든 기업에서 인사, 회계, 생산, 물류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익히는 학과다. 삼일상고는 최초 ERP 분야 특성화고로 지정돼 세계 시장점유율 1위인 SAP ERP 프로그램으로 수업하는 학교다.

플랫폼비즈니스경영과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떠오르는 플랫폼 산업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한다. 학과는 플랫폼 금융전문가를 양성하는 핀테크 코스, 신생기업을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스타트업 코스, 호텔·관광분야 지식을 익히는 항공호텔레저 코스, 방송·연예 분야를 집중 배우는 엔터테인먼트 코스가 운영된다.

IT메이커스경영과는 '미래를 디자인하다'는 포부로 차세대 IT 리더를 기른다. 액정태블릿, 3D프린터, 레이저커팅기, 대형 UV프린터, 영상제작, VR콘텐츠 제작 등을 운영할 수 있으며, SW도제과정도 운영한다.

외식경영과는 조리 실무 능력과 경영 지식을 모두 배운다. 최신식 기자재와 무상으로 지원되는 재료, 실기시험 도구 등은 물론 분야별 명장의 특강 및 실습도 받을 수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