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식재 완료…60년된 우량 수목
▲ 구 국립축산과학원에 있는 반송을 이송하기 위해 뿌리를 묶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수원시 구 국립축산과학원 부지에 53년 전 심어졌다가 기관 이전 뒤 남아있던 반송(盤松) 1주가 새로운 장소에서 생명의 뿌리를 내린다. 희소성 등에 상당한 가치가 있는 나무이다. 그동안 마땅한 보금자리가 없었지만, 최근 도시공원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수원시가 이곳에 이전 식재를 추진했다.

수원시는 18일 구 국립축산과학원(오목천동 562)에 있던 반송(盤松) 1주를 수원시 최초 민간공원으로 조성되는 '영흥공원'(영통구)에 옮겨심었다고 밝혔다. 18일 옮겨심은 반송은 국립축산과학원이 수원시로 이전하고(1969년 4월), 이듬해 당시 국무총리였던 정일권(1917~1994) 총리가 방문했을 때 기념식수로 심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2015년 전북 완주로 이전한 후 종전부지에 남아있었다. 수령은 60년 이상이고, 높이 4.5m, 수관폭(樹冠幅)은 8m다. 조경적으로 가치가 있는 우량 수목이고, 역사성·희소성도 있지만 이식 비용 문제 등으로 인해 지금까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수원시는 가치가 높은 명품 반송을 의미 있는 장소에 옮겨심을 방안을 고민했고, 한국농어촌공사·영흥공원 민간사업자(천년수원)와 협의해 수원시 최초의 민간공원인 영흥공원에 식재하기로 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2억 원 이상 가치가 있는 반송을 수원시에 기증하고, 민간사업자는 이송 비용을 기부하기로 했다.

4월15일부터 17일까지 굴취·분뜨기·전지 작업 등을 했고, 18일 새벽 반송을 영흥공원으로 운반해 식재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가치가 높은 반송을 사람이 찾지 않는 종전부지에 방치하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수원시 최초의 민간공원에 수원의 역사가 담긴 반송을 이식하면 나무에도 좋고, 역사적인 가치도 있다고 판단해 이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송을 기증해준 한국농어촌공사와 이식 비용을 기부해준 민간사업추진자에게 감사드린다”며 “명품 수목인 반송이 영흥공원의 상징목으로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영통구 원천동 303번지 일원에 있는 영흥공원은 1969년 6월 공원시설로 지정된 근린공원이다. 수목원과 공원 등을 조성하는 영흥공원 민간개발 조성사업은 올해 8월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에 옮겨진 반송은 준공 이후 자연환경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 시민들에게도 큰 의미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