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중 2대는 22년된 노후기종
인천·서울 신모델로 바꿨지만
도, 재정문제 등 교체 '하세월'
경기도 소방헬기가 '골든타임' 사수를 위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출동하지만, 정작 노후 기종을 교체하는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산불 발생과 헬기 추락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신기종 도입에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와 전국 시·도 소방본부는 총 31대의 헬기(경남 소방헬기 1대 사고로 인한 말소)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 소방의 경우 3대를 운용 중이다. 기종은 카모프(KA-32T), 더어핀(AS365N3), 아구스타(AW139) 등이다. 이 가운데 카모프, 더어핀은 각각 2001년 2월·10월 도입돼 올해 22년 째 운행하는 노후기종이다.
현재 소방헬기를 최대 몇 년까지 운용 가능한지 등을 담은 법이나 규정은 없는 상태다. 다만 소방청과 국민안전처(행정안전부 통폐합 기관) 등에서 진행한 연구용역보고서를 보면 헬기 적정 교체 시기는 20년으로 제시했다.
2020년 5월 소방청의 '전국 소방헬기 합리적 국가통합모델 개발 연구'에서 “전체 소방헬기 중 5년 이내 20년 이상 노후 헬기 비율이 50% 이상으로 예상되며, 노후 정도는 계속 증가해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2017년부터 경기도 소방 내부에서 실행한 실태점검이나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도 헬기 교체의 시급성이 진단됐지만, 후속 대책은 여전히 구상단계에 머물고 있다.
통상 소방헬기를 구입하려면 200~3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도는 재정문제로 난감해하고 있다. 실제 카모프, 더어핀 기종은 도입 당시 기금 지원 등도 없이 도가 순수 지방비로 충당했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이미 2023년까지 보유한 노후 소방헬기(AS365N2·BELL230)를 안정성은 물론 의료 등의 기능을 고루 갖춘 최신 기종으로 교체했다.
도 소방헬기 활동은 전국 1위 수준이다. 통계청이 올해 3월 소방청 구조·구급활동 실적보고를 토대로 내놓은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 경기도 소방헬기 운항시간은 812시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809시간)보다 운항 시간이 많았다. 서울(461시간), 인천(351시간) 등 수도권 현황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활동량이다. 구조·구급을 비롯해 화재 출동, 산불 진압 등은 985회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중앙(677회), 강원(631회), 서울(626회), 경북(341회), 부산(295회), 인천(285회) 순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교체 계획이 있었으나, 정부 보조 순서 등에 실행은 아직”이라며 “소방헬기 활동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국의 소방헬기를 노후도 등을 고려해서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도의 경우 이르면 올해 논의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행정안전부가 최종 결정 권한을 갖고 있고, 예산은 소방안전교부세 115억원의 한도로 지원돼 도에서도 분담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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