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진원, 15년만에 무협의 전환 결정
예산 8억→4억…“교육 획일화될라”
▲청소년노동 인권교육 ‘Right! Rights’ 수업 모습./사진제공=성남시청소년재단
▲ 작년에 진행된 청소년노동 인권교육 ‘Right! Rights’ 수업 모습./사진제공=성남시청소년재단

올해부터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이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년간 노동인권교육을 담당했던 민간단체에서 교육의 질 저하, 학교와의 관계 단절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기도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이하 노크)에 따르면 평진원은 이달 초 지난해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맡은 강사들에게 '2022년 찾아가는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사업'의 주요 변동사항을 알리는 문자를 보냈다.

문자는 평진원과 개인별 전자계약을 체결하고, 미체결 시 올해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처리된다는 내용이었다.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은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 후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알아야 할 노동인권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업은 청소년이 사회적으로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졸업 후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하는 사태가 빈번히 발생하자 민간이 제안해 학교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그러다 2014년 결성된 노크를 중심으로 공공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확대됐다. 노크는 지역 강사풀 관리와 신규 강사 양성, 보수교육, 학교 등 수요자와 연결, 사후관리 등을 담당했다.

지원하는 공공기관은 몇 차례 변경을 거쳐 2019년부터 평진원이 보조금사업 형태로 수행하고 있다.

노크는 사업을 용역 형태로 사업을 계약해 2019년 202개 학교 및 시설에 1570회, 2020년 241개 2261회, 2021년 410개 4032회의 교육을 했다.

그러나 올해는 평진원 직영사업 전환과 함께 예산도 지난해 8억1800만원 대비 절반 수준인 4억16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노크는 교육의 질 저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노크 관계자는 “평진원은 제대로 된 협의도 없이 올해 개별강사들과 1:1 계약을 통해 직접 수행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며 “이는 민간영역에서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지역 단체와 강사를 무시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수년간 축적한 노동인권 강사 풀을 취하려는 행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공공이 직접 사업을 하며 교육의 질 저하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산이 삭감되고 공공이 사업을 맡으며 획일적이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는 교육과정이 탄생할 수밖에 없다”며 “수년간 청소년노동인권교육을 위해 노력해 만든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평진원 관계자는 “평진원이 사업을 직영이 아닌 대행사업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직영으로 전환하게 됐다”면서도 “우려에 대해서는 잘 해결하고 있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