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앉아 TV로 진행
부모님은 줌으로 “축하해”
한해 활동한 영상 시청도
▲ 6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영통초등학교에서 6학년 교실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졸업장과 표창장을 받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코로나19로 모두 모여 단체 사진을 찍는 졸업식은 사라졌지만,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졸업식이 2년째 열렸다.

6일 찾은 수원시 영통구 영통초등학교는 운동장에 한 명의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은 영통초 6학년 학생들 평생에 한 번 있는 초등학교 졸업식 날이지만 축하하러 온 학부모도, 생화를 판매하러 온 상인도 보이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바뀐 졸업식의 풍경이다.

운동장에 없던 아이들은 5층 교실에 앉아있었다. 6학년 3반 교실에는 모두 마스크를 쓰고 30여명의 학생이 졸업식을 진행했다.

강당도 사용하지 못해 TV로 학교장의 인사말 등 졸업식을 진행했다.

학부모는 줌으로 참석했다. 아빠와 엄마 둘이 핸드폰 카메라 앞에 서서 아이들에게 밝게 인사하는 모습이 TV에 나왔다.

6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영통초등학교에서 6학년 교실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졸업장과 표창장을 받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6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영통초등학교에서 6학년 교실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생들이 졸업장과 표창장을 받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반면, 영상이 활발히 활용되며 보지 못했던 풍경도 벌어졌다.

사실 학생들은 올 한해 한 번도 친구들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학생들은 졸업식에서만큼은 서로 마스크 벗은 모습을 보고자 미리 영상을 찍었다. 집에서 마스크를 벗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영상을 만들어 졸업식 날 함께 봤다.

한쪽에서는 본인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부끄러움에 팔 사이로 얼굴을 파묻는 학생도 속출했다.

또 한해간 활동을 하며 찍은 사진을 모아 추억하는 영상을 틀기도 했다. 영상에서는 “안녕 이제 헤어지는구나, 우린 추억 속에 영원할 거야”란 노랫말이 흘러나왔다.

학생들은 영상이 나올 때마다 깔깔대며 웃기도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다가올 이별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6학년 3반 이모군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너무도 싫어요. 중학교 가면 공부해야 하잖아요”라면서도 “온라인 수업을 계속 받았더니, 이런 졸업식이 특별한지도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번에 체육부가 있는 중학교로 가게 됐어요. 친구들과 떨어지는 것이 아쉽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옆자리 친구에게 “끝나고 뭐하니, 짜장면 먹으러 가자”며 말을 건넸다.

영통초등학교는 졸업하는 학생에게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중학교에서 발표수업을 하며 꼭 필요할 usb와 원서접수에 필요한 생애 첫 '개인도장'을 선물했다. 또 학생 한명 한명에게 '상냥한친구상', '명랑한소녀상', '밝은인사상', '용기있는친구상' 등 특별한 상장을 줬다.

2009년 처음 교단에 선 김유진 6학년 3반 담임교사는 “벌써 6번째 학생들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졸업식마다 먹먹한 마음이다”며 “어른이 돼서도 지금의 순수함과 착한 마음을 지켜가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