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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국가보안법으로 인해 홍콩 언론계에 공포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언론매체의 자진 폐간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이 지난달 29일 입장신문에 대해 압수수색과 체포 작전을 펼친 이후 자진 폐간을 발표한 두 번째 언론 매체다. 이로서 빈과일보를 시작으로 6개월 사이 4번째로 문을 닫는 사례가 발생했다.

5일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온라인 매체 전구일보(癲狗日報·매드독데일리)가 전날 밤 폐간을 발표했다.

이 매체를 운영해온 전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 레이몬드 웡(黃毓民)은 유튜브채널 '마이라디오 홍콩'을 통해 "전구일보의 모든 콘텐츠를 삭제하고 운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웡 전 의원은 대만으로 이주해 "홍콩에 여전히 언론의 자유가 있다면 우리는 선동적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에 대한 기소가 전적으로 정부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또 "당국이 입장신문(立場新聞)에 게재된 기사들을 선동적이라고 여긴다면, 우리 매체도 분명히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이라디오 홍콩'도 잠정 폐쇄한다면서 "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고 여러분은 스스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웡 전 의원은 "나는 안전한 곳에 있고 매일매일 (홍콩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며 "그러나 홍콩의 직원들은 매일의 일상에 대해 걱정해야 하고, 나는 그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웡 전 의원은 홍콩 야당인 사회민주연선(社會民主連線)의 초대 주석으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입법회 의원을 지냈고 2017년 정계를 은퇴했다.

앞서 홍콩 경찰 내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지난달 29일 온라인 매체 입장신문을 압수수색하고 홍콩 당국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기사를 보도한 혐의로 총 7명을 체포했다.

선동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홍콩달러(약 76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홍콩 민주 진영을 대표해온 직원 40여명의 입장신문은 경찰의 급습을 당한 당일 바로 자진 폐간을 발표했다.

나흘 뒤에는 또다른 온라인 매체 시티즌뉴스(衆新聞)가 갑작스럽게 자진 폐간을 발표하고 4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데이지 리 시티즌뉴스 편집국장은 지난 3일 폐간 기자회견에서 "입장신문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과 체포를 지켜보며 폐간을 결정했다"며 "언론계 불확실성 속에서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데 더는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들은 스스로 폐간을 결정했다"면서 "홍콩 정부가 하는 일은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며 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진 기자 coffee17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