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재개발 상당한 시일 필요… 착공전까지 시민에 공간 열어주자

정온수역(定溫水域, calm water) . 동양 최대 갑문이 설치된 인천 내항을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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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특징인 조수간만의 차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부두가 인천 내항이다. 하지만 내항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은 떠났고, 내항 주변을 지키던 관공서마저 사라졌다. 배가 오가지 않는 내항은 서서히 기능을 잃고 있다.

내항은 한때 불야성이었다. 내항에 기대 인천의 경제가 활황을 이뤘고, 우리나라 물동량이 내항을 통해 세계로 뻗어갔다. 그렇게 내항 바로 앞까지 집들이 빼곡했고, 상점들이 차지했다. 내항 주변 도시개발이 주먹구구일 수밖에 없다. 대형 화물차들이 오가며 내항 교통안전은 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배가 대형화되며 내항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다. 수심이 낮은 내항은 큰 배가 오가기에 한계가 있고, 갑문을 빠져나가기도 아슬아슬했다. 그렇게 주변에 새로운 항만이 건설되며 내항 기능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인천 신항으로 물동량은 빠져나갔고, 내항으로 올 수 없는 각종 벌크 화물 또한 주변 항만으로 옮겨갔다. 그나마 내항의 자랑이던 철도 인입선마저 끊겼다.

십수 년 내항 재배치에 인천의 고민이 깊었다.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 내항 재개발이 결정됐다. 항만재생 프로젝트다.

내항 재생은 입장차가 크다. 내항 개발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요구하는 경우와 내항을 시민 친수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정반대 입장이 늘 충돌한다. 내항을 소유한 해양수산부는 '손해'를 보고 싶지 않다. 내항은 '인천'께 아니다. 바다에 대한 모든 권한은 '정부' 몫이기 때문이다. 인천 시민은 도심에 살아도 내항으로 접근하기 어렵다. 높다란 철조망에 둘러싸인 바다, 철도와 큰 화물차들로 엉킨 내항에 시민이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내항 재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착공 전 시민에게 공간을 열어주자'는 게 내항 1·8부두 우선 개방이다.

시가 내년 대선을 맞아 각 당 대션후보에게 전달한 20개 지역 공약 중 하나로 인천의 정체성인 바다, 즉 내항에 대한 우선개방과 항만재생 추진이 포함됐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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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침체 극복, 활성화 꾀한다 인천 내항은 독립운동사와 관계가 깊다. 백범 김구가 징역형을 살며 인천 내항 건설에 노역으로 동원됐다. 그리고 1917년 갑문이 들어서며 내항은 일제강점기 수탈을 위한 최적의 항구 기능을 가졌고, 해방 후 대한민국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한국전쟁 당시 구국의 항만 역할을 해냈다.그러나 내항 물동량은 가파르게 줄고 있다. 항구 기능이 축소되며 재활용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재생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그리고 한 세기, 물류 기능 역할만 한 내항을 '시민 공간'으로 활용하자며 내항 1·8부두 우선개방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