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노동자 강제 동원 피해 현장
TPH 농도 3871㎎/㎏ 검출…기준 500㎎/㎏
시, 내달 환경자문단과 '정화 공법' 논의
▲부평 미군기지 안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병창으로 사용했던 일본식 건물. /인천일보 자료사진
▲부평 미군기지 안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조병창으로 사용했던 일본식 건물. /인천일보 자료사진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현장이었던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조병창' 병원 건물 하부에서 환경 기준치의 최대 7배가 넘는 유류 오염이 확인됐다. 인천시는 연말까지 정화 공법과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검토를 병행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최근 캠프마켓 '1780 건물' 하부에 대한 오염도 조사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농도가 최대 3871㎎/㎏으로 검출됐다고 25일 밝혔다.

석유계총탄화수소 농도는 유류로 인한 토양 오염도를 의미한다. 토양환경보전법상 공원 등의 부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의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은 500㎎/㎏이다. '1780 건물' 6개 지점을 굴착해 토양을 채취해 보니 환경 기준치의 최대 7배가 넘는 유류 오염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2017년 결과가 공개된 캠프마켓 환경기초조사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 측정치는 약 500~2500㎎/㎏ 수준이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1780 건물'은 일제강점기 무기공장이었던 일본 육군 조병창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피해 현장이자, 국내 유일하게 현존하는 강제동원의 역사적 증거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지난 8월3일 “원형 일부가 남아 있고, 정밀조사와 고증이 필요한 건물”이라며 철거 유예를 요청한 상태다.

조병창 병원 건물은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이 토양 오염 정화 작업을 진행 중인 캠프마켓 'B구역'에 위치해 있다. 시가 이날 캠프마켓 소통·전시 공간인 '캠프마켓 오늘&내일' 문을 열며 개방 확대 기념식을 개최한 구역이다. 정화 과정에서 조병창 병원 건물이 철거 대상에 포함되자 '캠프마켓 시민참여위원회' 일부 위원들이 반발했지만, 국방부와 한국환경공단은 건물을 남겨둔 채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는 '지중정화'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시는 이번 오염도 조사 결과와 추가 공법 적용 가능성을 다음달 초 개최 예정인 '토양환경자문단'에서 논의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적 가치를 검토하기 위한 문화재위원회 현장 조사도 전날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캠프마켓과 관계자는 “정화 공법과 역사적 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예정”이라며 “문화재청·국방부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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