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과 삶을 잇는 창의융합교육

진로 캠프·꿈 디자인 설계 활동
인문·자연·창의-이공계 프로젝트

AI 등 미래핵심 역량 키우기 교육
고교학점제 선도, 주문형 강좌도
▲ 학교 전경
▲ 학교 전경
▲ 과학실
▲ 과학실
▲ 교육과정 설명회
▲ 교육과정 설명회

용인 수지구 죽전동에 있는 대지고등학교는 '행복한 배움 속에서 온전한 나로 성장하는 대지인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지고는 ▲학생 스스로 설계하는 교육과정의 다양화 ▲앎과 삶을 잇는 창의융합교육의 활성화 ▲꿈을 키우는 즐거운 학교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미래사회의 핵심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을 추구한다.

이는 입학부터 시작된다.

입학 후 학생들은 진로캠프(My-story building)를 통해 자아를 탐색하고, 이를 토대로 진로설계 프로그램인 M·D·D(My Dream Design)에 따라 진로를 구체화해 나가며 학생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꿈을 이루어 간다.

또 보다 세분화된 진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인문·자연 창의 프로젝트 활동과 이공계 진학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2021년에는 미래핵심역량 키우기를 목표로 독서기반 교과융합수업과 소프트웨어 교육,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교과-비교과 간 주제심화연계활동 등 학교 울타리 안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는 교육과정 전시회를 열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과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클러스터 교육과정과 주문형 강좌를 개설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차용제 대지고 교장은 “대지고등학교는 '나'로 성장하여 '우리'로 하나 되는 미래 인재 육성이라는 교육 비전 아래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긴밀한 협력과 소통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지고 학생들이 역량과 인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 미술실
▲ 미술실
▲ 축구부
▲ 축구부
▲ 댄스 동아리
▲ 댄스 동아리

 

 


 

 

독서 래퍼·북튜버와 함께하는 '독서토론 캠프'

용인 대지고등학교는 지난 5월 '독서 래퍼, 북튜버와 함께하는 독서토론 캠프'를 진행했다. 이는 미래사회 핵심역량을 기르고, 토론을 통해 공감과 배려의 중요함을 알며, 학생들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관련 도서를 읽고 독후감 쓰기, 이야기식 독서토론, 랩&힙합 워크숍, 유튜브 촬영 및 편집 강연 등의 활동을 진행했다.

5월 11일~12일에는 독서 래퍼와 함께 '인공지능 시대 랩으로 말하다'를 주제로 랩&힙합 워크숍을 열었고, 25일~26일에는 앞서 한 활동들을 바탕으로 유튜브 영상의 시놉시스 작성 및 유튜브 영상 촬영과 결과물 발표를 통해 그간 진행한 활동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캠프를 통해 앞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문제나 예상하지 못한 사회 문제가 생겨도 우리 힘으로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인식이 바뀐 시간이었다”, “캠프를 통해 진로를 확신할 기회를 얻었다” 등의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KF94 마스크 착용, 입장 시 발열 체크 및 손 소독, 지정 좌석제 운영, 가림막 설치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진행됐다.

 

#독서토론 활동

인공지능에 관한 발문을 3단계로 나누어 각자 적은 후, 그 내용을 가지고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이야기식 토론과 찬성/반대 팀으로 나누어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행복을 준다'라는 주제로 디베이트식 토론을 했다. 토론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해 다각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고, 더 깊이 탐구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특히, 찬성 측의 첫 발언자로 입론할 때, 매슬로우 욕구 단계 이론 중 안전의 욕구와 사회적 소속감의 욕구를 인용해 '행복'을 정의했는데, 진로 분야인 심리학을 활용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무엇보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며, 내 생각을 심화할 수 있어 좋았다.

 

#독서 랩&힙합 워크숍

책을 읽고 인공지능은 우리가 겁내거나 경계해야 할 대상이 아닌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 수단이란 점을 랩 가사에 강조했다.

랩을 좋아하지 않고 부르기 어려워서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의 랩을 들으니 하고 싶은 말을 '랩'이라는 특수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유튜브 제작 활동

우리 팀은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과 오해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퀴즈 형식의 영상을 기획 및 제작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출연자가 자신이 가진 편견들을 하나하나 해소하는 내용이었고, 각 질문에 대한 답을 쪽지에 적어 학교 곳곳에 숨기고, 그것을 찾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선생님께서 촬영 도움을 많이 주셔서 수월하게 만족할 만한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영상을 제작하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여 '인공지능'에 대해 좀 더 고심하는 기회가 됐다.

인공지능은 과거에는 인간의 이성적 기능을 중점적으로 모방했지만,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의 학습을 통한 인간의 감성적 기능의 모방이 주가 되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심리학과 깊은 연관이 있다.

이번 독서토론 캠프는 인공지능에 대한 단순 지식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내 생각을 성장시킬 수 있어서 뜻깊은 경험이었다.

 

/고서연 대지고 2학년

 


 

대지고등학교는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8冊8味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우선 총 8개의 도서를 선정하고 도서별 3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이후 책을 읽고 저자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저자의 의도와 강연의 의미를 알아간다.

올해는 학생들은 표명희 「어느 날 난민」, 강유정 「영화 글쓰기 강의」, 김남일 「아시아신화는 처음이지?」, 김택우 「데이터 인문학」, 정명섭 「유품정리사」, 김범준 「관계의 과학」, 조윤범 「클래식 A-yo」, 신동흔 「왜 주인공은 모두 길을 떠날까?」 등 8개 도서를 읽고 생각을 키웠다. 아래는 학생들이 올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쓴 소감문.

 


 

나를 성찰한 시간

▲ 이예준    대지고 3학년
▲ 이예준 대지고 3학년

8책8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공지가 뜨고 핸드폰에 알림이 울렸을 때 적잖이 설레는 마음으로 파일을 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신청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정통신문을 읽다 1,2학년만 대상이라는 글귀에 실망했다. 이제 3학년이라는 사실이 슬프기도 했다.

그렇게 프로그램의 존재를 잊고 있었는데 3학년도 신청을 받는다는 희소식이 전해왔다. 기쁜 마음에 바로 손을 들어 신청하고 책을 사 읽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어느 날 난민」이라는 책이다. 모의고사도 많고 내신 기간도 다가오고 해서 마음의 여유가 없던 시기라 속상하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책을 다 읽고 온전한 마음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쉬는 시간 틈틈이 핸드폰을 보는 대신 책을 읽어보자고 다짐하고 완독을 해냈다.

이 실천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누구보다도 책을 많이 읽었던 자부심이 떠오르고 조금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책은 부담스럽지 않았고 술술 읽혔다. 사실 소설 그 자체에서는 큰 울림이 없었다. 어쩌면 순수함이 바래서, 틈틈이 읽다 보니 감정이입이 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모른다. 그저 머리를 쉬게 해주는 글자들로만 읽은 것 같다.

그러나 작가를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얼마나 오만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막연한 환상이 깨지며 한 권의 책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소설은 작가의 머릿속을 가장 효과적으로 경험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오랜만의 진지한 독서였고, 독서 경험을 통해 나를 성찰하고 배움의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였다. 특히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지 않은 울림을 느꼈다.

 

/이예준 대지고 2학년

 


 

미래산업 열쇠는 데이터

▲ 진성준    대지고 2학년
▲ 진성준 대지고 2학년

「데이터 인문학」을 쓴 김택우 저자는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난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다뤘다. 난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었던 데이터 활용과 과학적으로 발전할 수 있던 사례들을 에피소드별로 나눠 진행했다.

저자는 데이터의 활용이 점점 고도화되고 4차 산업 혁명을 일명 ‘데이터 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미래 산업의 키는 데이터가 쥐고 있다고 했다.

또 IT선진국이라고는 불리지만 우리나라의 데이터 활용 부분은 깊게 고민하고 발전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국내 기업에서 수준급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갖춘 곳이 거의 없다는 점도 지목했다.

강의에서는 데이터와 인문학을 융합한 장점을 위주로 다루고 있지만, 막상 데이터의 활용이나 사용을 인문학과 융합한 방안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고 있지 않아 아쉬웠다. 나는 데이터 활용 능력 부족이 데이터 관리 기술과 밀접하고, 문화적인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어떤 데이터를 우위에 둘 것인가?’, ‘우위에서 밀렸지만, 데이터를 새롭게 구성하기 위해 데이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등에 대한 인지적인 지도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엘리트 출신 프로그래머를 영입하거나,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앞서 인문학적 토양을 기르는 것이 중요함을 느끼게 됐다. 단순 자본 투자의 문제, 억지로 성과부터 내고 보는 불도저식의 경제보다 이 강연에서 언급했던 인문학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문화적인 토양을 갈고 닦고, 데이터 관리 기술의 발전을 모색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진성준 대지고 2학년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 송유정   대지고 학부모회장
▲ 송유정 대지고 학부모회장

벌써 2년이 다되어갑니다.

둘째 아이가 대지고등학교에 다녔던 기간,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시간, 학부모회장으로 활동한 임기가 어느새 그렇게 되었네요.

종식은 고사하고 날이 갈수록 기세를 더해가는 코로나19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주저하게 됩니다. 등교, 만남, 대화 등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던 일상을 다시금 내어주고 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무수히 반복했던 것처럼 말이죠.

입학생들이 교실 한번 밟아보지 못한 채 온라인 수업으로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하던 때, 학부모회는 숨죽이며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수업 방식, 방역 수칙 등에 신경 쓰느라 경황이 없는 학교와 선생님들께 행여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한 탓이었습니다. 느지막하게 학부모회와 대의원회를 구성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학생들의 안전을 염려해 학교 방문은 자제해야 했고 모든 이슈가 코로나19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있지만 없는 존재가 되어야 했습니다.

2020년 하반기, 재학생 중 확진자가 처음 나오고 학교가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던 때가 떠오릅니다. 다행히 교내 감염은 없었지만 두 달 동안 두 번이나 확진자가 나오는 바람에 교육청과 지역사회에서 학교의 입장은 꽤 난처한 상황이었지요. 2학기 지필평가가 끝나던 날 학부모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교문 앞에 섰습니다. 시험이 끝난 후 노래방이나 PC방에 모여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학생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 바였지만 그들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시험이 끝나면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서 쉬어달라고 말이죠. ‘학부모와 함께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통해 부모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져서 시험 후 학생 모두가 집으로 돌아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학부모회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는 것에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비대면으로나마 총회도 제때에 치렀고 4월과 7월, 시청각실에서 충분한 거리두기를 하며 대의원회도 개최했습니다. 학부모들은 그 어느 해보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으며 학교에 대해 더욱 열렬히 고민했습니다. 회의 때마다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께서 함께 해주셨고 교감선생님은 즉석 간담회를 통해 적극 소통해 주셨습니다. 학부모 진로진학 동아리인 '맘토링'에서는 학년별 진로진학 비대면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겨졌고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작년이 무색하게, 모든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한해였습니다.

권역별 네트워크 협의회에서 타 학교 학부모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지고는 지난 2년 동안에도 학부모회와 적극 소통했습니다. 학교는 학부모의 이야기를 성실히 들을 준비가 되어있었고 학부모는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전하고 있었습니다. 듣기 좋은 이야기, 겉도는 이야기만 오고 갔던 것은 아닙니다. 쓴 소리, 불편한 이야기가 오가고 때로는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대지고등학교는, 코로나19를 만능 핑곗거리로 이용해 소통을 원천 차단해버리는 학교들과는 분명 달랐습니다. 일 만들지 않고 잠자코 있는 학부모회를 원하는 학교들과도 달랐죠.

학부모회 임원 분들도 달랐습니다. 큰아이, 둘째 아이에 이어 셋째 아이까지 대지고에 다니느라 7년째 대지고를 지키고 계시는 부회장님은 학부모회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셨습니다. 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을 겸임하고 있는 감사님과 간사님은 학교 운영에도 적극 참여하는 학부모회를 만들어가고 계시지요. 학년 대표님들은 각 학년이 겪는 애로 사항을 적극 취합해 학년부장 선생님께 전달합니다.

학교와 학부모회 사이의 가교역할을 열심히 해주시고 학부모회 활동을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담당 선생님의 지원과 협조도 컸습니다. 이렇게 대지고와 대지고 학부모회는 한시도 멈춰있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당장은 편할지 모르나 발전은커녕 작은 변화도 없죠.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릴 때마다 잠시 주춤할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조금씩 무언가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의 등교도 만남도 대화도, 종국에는 일상도 되찾을 수 있는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대지고등학교 학부모회장 송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