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16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시간 전일제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경기지역 돌봄전담사가 19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돌봄교실이 중단 위기에 놓였다. 이들은 돌봄전담사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변경하는 등의 교육부 권고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경기도교육청은 학교에 전환을 맡겨두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중에 학교 현장에서도 교장과 학부모 간 돌봄교실 연장안에 의견 차이를 보인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전일제 보장하라” 총파업 예고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는 16일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일 돌봄전담사 무기한 총파업으로 8시간 전일제 쟁취하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수년간 아이들의 돌봄을 담당했던 학교비정규직노조 조선희 사무처장과 황순화 분과장이 삭발투쟁과 함께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조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돌봄노동자들은 오전과 오후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며 교육부의 권고안대로 운영시간이 확대되겠지, 행정업무 시간을 주겠지하는 기대감에 기다려왔다”며 “바뀌는 것은 없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9일 전일제 전환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경기지역 돌봄교실에 종사하는 돌봄전담사는 3000여명에 달한다.

#교육부 개선안 나왔지만...도교육청은 “논의중”

노조는 총파업을 돌입하는 주된 이유로 지난 8월 교육부가 발표한 돌봄개선안을 경기도교육청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앞서 8월4일 교육부는 돌봄교실을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안은 돌봄교실 연장 운영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고려해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현재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돌봄전담사에게 돌봄시간 외 행정업무를 볼 수 있는 1~2시간을 보장하도록 해 적절한 근무시간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경기도교육청 내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은 주 20시간 1398명, 주 30시간 1195명, 주 35시간 31명, 주 40시간 343명으로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모든 초등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할 경우 안전 및 책임소재 등의 문제로 수요가 있는 학교만을 대상으로 돌봄교실을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연장하지 않는 돌봄교실 전담사 근로시간은 8시간이 아닌 6시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 경기도내 여성 돌봄전담사 두 명이 8시간 전일제 전환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전향적인 태도를 요구하며 삭발을 한 후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학부모 “돌봄교실 연장해달라”, 교장 “불가” 학교서도 갈리는 입장

돌봄교실을 오후 7시로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도 수요자인 학부모들은 찬성을, 공급자에 해당하는 학교장은 반대가 다수다.

교육부가 지난 8월 발표한 ‘2021년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 결과 초등학교 재학생 및 예비취학아동를 둔 학부모 45.2%는 돌봄교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 중 23.9%인 11만3541명(중복답변 가능)이 현재 운영되지 않는 오후 5~7시 사이 돌봄교실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모가 퇴근 후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전까지 돌봄공백시간에 돌봄교실 운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학교장 설문조사에서는 수요가 턱없이 적게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세원(화성4) 경기도의원이 도교육청을 통해 도내 초등학교 학교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 한 ‘돌봄교실 19시 확대 운영에 대한 의견’ 조사 결과 응답한 학교장 1038명 중 약 95%인 988명이 반대입장을 보였다. 단 50명의 교장만 19시 연장을 찬성했다.

한 교장은 “학교는 사회복지시설이 아니다. 돌봄을 지자체로 이관해야 한다”며 반대입장을 보였다.

박세원 경기도의원은 “전체 초등학교 교장선생들이 관리의 어려움과 학생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의 반대하고 있다”면서도 “(그런데도)맞벌이 부부 증가로 자녀 돌봄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학교에서 당연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교장도 있다”며 방안 강구를 요청했다.

/글·사진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