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다양한 안건 열띤 토론

교육진로·문화인권·생태환경·홍보와소통상임위…“학생 인권 보장 제안할 창구 만들어주세요” 제안
▲ 오산청소년교육의회 위원들이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오산청소년교육의회

오산청소년교육의회는 올해 교육진로상임위원회, 문화인권상임위원회, 생태환경상임위원회, 홍보와소통상임위원회 등 4개 상임위를 운영했다. 학생들이 그간 논의해온 안건은 교육지원청을 통해 교육청과 지자체에 전달될 예정이다.

 

'일방적 수업보다 소통으로 참여도 높이자' 교육진로상임위

교육진로상임위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지는 원격수업을 수업 참여도 하락의 주원인으로 꼽았다. 기존에 토론 수업 등 다양한 유형의 수업을 원격수업을 진행하기 어려워 강의식 수업의 비율이 다시 높아지는 상황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상임위는 온라인 수업에 학생들이 '지루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높아 많은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잃었다고 봤다. 원격수업 상황에서 수업 중 게임이나 유튜브를 본 학생들의 답변도 상임위가 고민을 시작한 이유다. 상임위는 '피드백'이 참여도 향상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 봤다. 각 수업 시간마다 피드백 시간을 따로 마련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학생들이 수업 제안을 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든다.

상임위는 “대부분 학교에서는 어떠한 내용을 왜 배워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도 나가기에 급급해한다”며 “단원이나 프로젝트의 마지막 시간 등을 할애해 학생들과 수업에 대해 돌아보고 피드백을 한다면 다음에는 학생들이 더욱 잘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 인권과 기본권 보장을 제안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주세요' 문화인권상임위

문화인권상임위원회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다수의 이야기를 모아 민주적인 절차로 시청에 의견을 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상임위는 기존 오산시 홈페이지에 있는 건의 사항 제출 등은 청소년들이 접근하기 편한 소통 방법이 아니라고 봤다. 또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는 경기학생인권옹호관 제도 역시 홍보 부족으로 학생들이 직접 경험을 통한 해결책을 제안하기 힘들다고 호소했다. 상임위는 가장 적합한 소통 방법으로 SNS를 꼽았다. 청소년과 학생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창구로 봤기 때문이다.

상임위는 “오산지역 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다수 학생이 청소년에게 필요한 내용을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에 흥미를 보였다”며 “청소년과 소통하는 제도가 실제 안착한다면 다양한 의견과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구생태시민을 키우는 우리학교' 생태환경상임위

생태환경상임위원회는 학교가 우선이 돼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깨닫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인 오산시가 교육도시로서 위상을 높여가도록 학생들의 주 생화공간인 학교 주변에 깨끗하게 관리돼야 한다고 보고 지역과 학생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상임위는 ▲교육 3주체가 모인 '학교 탄소중립선언' ▲1학교 1환경프로젝트 실천 ▲학교별 환경모니터링단 구성 ▲시청 차원의 학교 주변 흡연·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생태환경 행사 및 모니터링단 운영 등을 제안했다.

상임위는 “오산지역 학교 주변이 정화되고 깨끗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환경 인식과 생태에 대한 의식을 함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소년교육의회를 알려주세요' 홍보와소통상임위

홍보와소통상임위원회는 청소년교육의회를 알릴 방법을 강구했다. 청소년교육의회가 시민들과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일반 시민과 청소년이 잘 모르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는 마음에서다.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산시 활동에 직접 참여하거나 의견을 낼 수 있는지를 묻고, 다수가 존재를 몰랐다는 답변에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실천에 옮겨 오산청소년교육의회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상임위는 “시민들과 청소년들의 민주 시민 의식을 향상할 수 있는 청소년교육의회가 보다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권다온 오산청소년교육의회 의장

“지역의 복잡한 문제 의논하니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 지역의 복잡한 문제들을 모여서 의논하니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해결할 수 있었어요.”

세교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권다온 학생은 올해 1년간 오산청소년교육의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1년간의 활동으로 민주주의의 '관객'이 아닌 '주체'로 바뀔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권 의장은 “청소년교육의회에 참여하기 전에는 대의제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표가 국민의 의사를 대신하는 제도라고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활동을 진행하며 안건 발의 시 우리 모두가 원하는 정책을 만들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고, 이는 국민의 의사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며 “몇몇 참여를 하지 않는 학생들을 보며 민주 정치가 국민의 정치적 무관심으로 인해 '관객 민주주의'로 전락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생겼다”고 했다.

이어 “대의제는 대표가 그를 선출한 사람들의 의사를 대리하는 것이 아닌 대표 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 지역의 복잡한 문제들을 일부가 모여 의논하는 것만으로도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었고, 의견을 발의한 사람이 계속 진행하니 전문성도 제고될 수 있어 효율적이라 생각했다”고 소회했다.

그는 고등학교 수업 중 '정치와 법' 과목을 수강하며 느낀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관심에 청소년교육의회를 참여했다.

권 의장은 “실제 안건들이 어떻게 발의가 되고 채택되는지 알아보고 싶었다”며 “지역 문제점들을 고찰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치적 효능감을 기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 때문에 얼굴을 보며 회의를 하지 못했던 것이 조금 아쉬웠다”며 “막상 친구들에게 정책이 타당한지 따져보려니 살짝 미안해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위원들과 이야기하며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