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사는 사람들 모습
풍요·안전·재미 지속해야

인천사람은 누구이고
무엇으로 먹고 살건가
초점두고 프로젝트 시작
▲ 하석용 ㈔인천학회 명예회장
▲ 하석용 ㈔인천학회 명예회장

도시는 하나의 생명체다. 인간이나 다른 유기체들보다 대체로 오래 살기는 하지만 생겨나고 소멸하고 흥하기도 하고 쇠하기도 한다. 그리고 도시는 각 구성 요소가 반드시 서로 긴박하게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하나의 유기체다. 그래서 한 도시를 몇 마디 언어로 설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간과 공간, 각 구성 요소들이 서로 주고받는 관계를 제대로 알고, 하물며 그것을 언어로 풀어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칫 몇 가지 지엽적인 이야기나 펼쳤다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식하다”라는 따위의 지청구나 듣기 십상일 테니까.

인천일보로부터 인천학회와 함께 '인천에 관한 이야기'를 기획물로 연재를 좀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잠시 고민이 됐다. 지금까지 이런 저런 경로로 인천 이야기를 유별나게 해 왔지만 이 도시를 위해 무슨 유용한 경우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인천학회'라는 이름을 내건다는 것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결국, '지금 인천에 필요한 일'이고 '좋은 일'이어서 하기로 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다.

뉴욕은 20세기 초 중반에 걸쳐 활약한 당시 뉴욕시의 건설국장 '모제스'의 작품이고 공과가 모두 그에게 귀착한다고 하거나, 파리를 알려면 개선문 꼭대기에 올라서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도로들과 그 속에 숨은 도시계획을 이해해야 한다라는 따위의 설명을 들으면, 일단은 “이 사람 많이 아네….”라고 하지만, 나의 그런 도시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수록 역시 많이 허전한 얘기다.

아마 그보다는 '뉴요커'라는 말과 '파리지엔'이라는 표현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들은 누구인지를 파고드는 것이 뉴욕과 파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에 좀 더 유용한 지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시는 어떤 경우에도 결국 그곳에 모여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고 누적된 시간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나는 줄곧 “하나의 인간 사회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대체로 동일하다”라고 주장해 왔다. 그것은 그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삶이 ① 풍요로워야 하고 ② 안전하고 쾌적해야 하며 ③ 사는 것이 재미있어야 하고 ④ 그러한 상태가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명제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원천적인 질문을 사회화한 것이니만큼 대체로 큰 잘못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인천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면 인천은 어떻게 이러한 당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이야기의 초점이 맞아야 한다.

이러한 목표에 요령 있게 도달하기 위해서 우선 생각의 샘(思想의 源泉)을 깊이 있게 잘 파야 할 것이다. 그 원천으로부터 흘러나온 화두(話頭)가 세 줄기 정도의 강물을 만들어 힘 있게 흘러 널리 퍼지면 좋겠다. “이 도시는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 “인천사람(인천인 Incheonlite)은 누구인가”, “이러한 생각의 샘은 어떻게 마르지 않고 이어질 것인가” 라는…. 뒤에 이어질 인천학회 두뇌들의 줄탁동시의 지혜, 그 발분을 기원한다.

/하석용 ㈔인천학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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