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반지가 하수구로 굴러 떨어지는 모티브로 시작하는 `사마귀 부인""은 “죽음이 둘로 갈라놓을 때까지….”라는 성혼서약의 쓴 맛을 `징하게"" 곱씹게 하는 블랙코미디다.
 만성적 우울과 권태로 찌든 중년여인 트릭시 얀칙은 평생을 하녀처럼 살아왔다. 그녀의 유일한 탈출구는 남편 몰래 찾는 경마장. 그러나 그곳에서도 트릭시는 자유롭지 못하다. 이웃남자 칼리에게 돈을 꾸었다가 돈을 몽땅 날려버린 뒤 계속해서 협박을 받는 것. 이제 빈털털이로 이혼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직면한 트릭시는 심장병을 앓는 남편에게 처방과 다른 약을 조제해 숨을 거두게 한다. 홀몸이 된 트릭시는 돈 많은 애정결핍의 남자들과 재혼해 배우자를 차례로 절명시키고 재산을 차지하는 사마귀 여인으로 변해간다.
 파울 하라터 감독은 “세상살이는 TV 경찰 시리즈나 추리소설 같지 않아서 미결된 사건투성이에다 활보하는 살인범들의 광장”이라고 말한다. 영화에선 그의 말대로 트릭시가 살인을 거듭하고 인육을 넣은 정육점 봉투를 들고 전차에 올라타도 그를 `선량한 주부""라고만 믿을 뿐이다.
 트릭시는 허술한 정의의 덫에 잡히지는 않는다. 그러나 `영악한 사랑의 사냥꾼""의 철칙을 잊고 로맨틱한 사랑의 환상을 믿는 순간 자신도 그물에 걸린다. 이런 요소가 바로 `사마귀 부인""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엽기코미디 이상으로 만든다. `최선의 결혼=최선의 삶”이라고 여기는 여성들에게 그녀의 악행은 아귀가 맞는 복수일 수도 있다. 상영은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오후5시에 있으며 `파울 하라터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됐다.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