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7시50분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풍림아파트 사거리. 남동공단 진입을 위해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물 밀듯 몰려오는 차량들로 편도 4차선 도로는 이미 포화상태다. 좌회전 대기차량들은 꼬리를 문 채 문학경기장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이날 오전 8시20분 남동공단을 잇는 콘크리트 다리가 없는 연수구 원인재역 부근. 출근길 근로자들이 승기천을 가로지르는 폭 1m의 널빤지 간이 다리를 이용, 남동공단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 시각 남동경찰서~남동IC 출구 8차선 도로는 길병원사거리에서 남동공단으로 진입하는 차량과 남동IC를 통해 역시 남동공단으로 향하는 화물·승용차량들이 뒤엉켜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3단계 조성이 끝난 뒤 3백15만평 규모의 남동공단으로 향하는 진입로에서 출퇴근 시간에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교통지옥""으로 불리는 남동공단의 부실한 교통 체계는 입주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된 지 오래다.
 남동공단에 입주한 업체는 모두 3천6백97개사, 근로자만도 6만1백여명에 달한다. 가동률은 82.1%로 IMF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
 남동공단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총액은 연간 1조억원에 이르고, 남동구에 납부하는 지방세액만도 연간 2백60억원에 달한다. 인천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인 셈이다.
 수도권에서 그만한 입지를 찾기 힘든 남동공단, 그러나 심각한 교통체증은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경쟁력 제고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추진된 제3경인고속도로의 인천면허시험장~서울외곽순환도로 도리IC간 도로건설사업은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된 뒤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토지보상비 4백24억원을 놓고 경기도와 우선협상대상자인 (주)한화가 서로 대라며 5년동안 줄다리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동공단과 시내를 잇는 8개의 버스노선으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4만여명의 근로자를 실어 나르기엔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때문에 수많은 근로자들이 신연수·원인재·동춘역 등에서 내린 뒤 다시 30분 이상을 걸어서 회사로 출·퇴근하는 불편을 겪는 실정이다.
 산업단지공단경인본부와 인천중기청이 나서 기존버스 노선 증설, 셔틀버스 운행, 시내버스 차고지 이전 등을 수차례 건의했으나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버스업체가 경영난을 이유로 노선 증설을 꺼리고 있는가 하면 업체나 산단공도 셔틀버스 운행 분담금과 차고지 부지 제공에 달가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편한 대중교통망은 근로자들의 남동공단 취업기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정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