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인 7~8월에 폭우가 국지적으로 쏟아지고 태풍도 10개 정도가 발생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재난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물난리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데도 대책마련이 너무 더디고 느슨하다. 예상되는 재난을 이런 식으로 하찮게 생각한다면 어디서 언제 치명적 대형사고를 맞을지 모른다.
 당국은 뒤늦게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수방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을 떨고 있으나 월드컵과 6·13 지방선거 등으로 인한 행정공백으로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인천의 경우 32개 상습침수지구중 아직도 11곳은 예방사업을 끝내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이 지역은 저지대인데다가 하수관저 용량 부족으로 해마다 수해를 입고 있기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하천 개·보수 사업도 지지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여서 주변 주민들이 좌불안석인 것은 마찬가지다. 어디 그뿐인가 최근 3년간 1천여동이 침수피해를 입은 용현동 갯골 유수지 펌프장 설치공사도 완료 시기가 2004년 3월로 계획돼 있어 올 장마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 앞선다.
 또 지난해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문제의 가로등 신호등 정비사업도 미완의 상태에 놓여 있는 등 한마디로 시내 전역이 비상사태다. 그래서인가 장마철이 되면 외출하기가 두렵고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다고 한다. 정비되지 못한 가로등을 보면 서구가 132개로 가장 많고 중구 40개, 계양구 26개, 남동구 20개 등의 순이다. 경찰 소관의 교통신호기도 전체 829개 정비대상 가운데 481개는 손을 대지 못하고 예산 타령만 늘어놓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수해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안전에 대한 당국의 대책이 굼뜨고 철저하지 못한데서 빚어진 결과라 하겠다. 정말 이래서는 안된다. 계획에 차질을 빚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귀중한 인명과 재산을 잃게 하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천재지변이 불가항력일 수도 있겠으나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당국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빈틈없이 대비를 해나가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