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붕괴 위기…보수 시급
▲ 빈 건물로 남아있는 인천우체국 건물.

인천우체국, 인천향교 등 인천시 지정문화재 상당수가 붕괴 위기에 노출됐다. 강화군 건평 돈대, 망산봉수 등은 이미 문화재 훼손이 시작됐다.

9일 인천시 '시 지정문화재 정기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조사가 이뤄진 29개 문화재 가운데 절반이 넘는 18개가 'E등급 이하' 판정을 받았다.

이번 조사는 인하대 산학협력단의 시 지정문화재 보존관리 실태조사를 토대로 A에서 F까지 6가지 등급으로 문화재를 분류했다.

E등급은 훼손이 우려되는 문화재를, F등급은 '즉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 가장 낮은 등급을 가리킨다.

▲ 보수가 시급한  '강화군 건평돈대'
▲ 보수가 시급한 '강화군 건평돈대'

보수가 시급한 F등급 문화재는 3건으로 파악됐다. 모두 강화군에 위치한 시기념물들로 제25호 갑곶나루 선착장 석축로, 제38호 건평 돈대, 제64호 강화 망산봉수 등이다.

철책으로 인해 접근성 부족 문제가 지적된 갑곶나루와 달리, 건평 돈대와 망산봉수 등은 붕괴로 인한 훼손이 진행 중이다.

E등급으로는 유형문화재 제8호인 중구 인천우체국, 제11호 미추홀구 인천향교 등이 해당한다. 중동우체국으로 우체국 기능이 빠져나가며 2년 넘게 빈 건물로 방치된 인천우체국은 지붕 노후화에 따른 부식 심화로 보존관리방안 수립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인천향교는 동·서재 건물의 기둥 하부 부식 등이 확인됐다.

또 문화재자료 제9호 강화 원층사지와 제27호 연수구 흥륜사 아미타불도, 제28호 흥륜사 신중도 등을 비롯해 시기념물 제27호 강화 인산리 석실분, 제33호 서구 검단 대곡동 지석묘군 등도 수리가 필요한 등급으로 분류됐고 유형문화재로는 제47호인 강화군 전등사 업경대, 제64호 연수구 효경, 제79호 미추홀구 수미정사 고봉화상선요 등이 E등급으로 함께 묶였다.

시는 문화재가 소재한 군·구를 비롯해 소유주에 결과를 통보했다. 앞으로 정기조사 등급이 낮은 문화재에 대한 보수·정비가 실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예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각 군·구별 수립한 추진계획안을 토대로 내년에 지정문화재 대상 보수·정비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