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상처 치유 … 남한 사회 적응 도와요

안성시 죽산면에 2006년 개교
중 53명·고 78명 특화 교육 실시

학생 주도 북카페 '다소니' 운영
남한 경제구조 이해 공간으로

흥미와 진로 연계한 교과 개설

▲ 한겨레중고등학교 전경
▲ 한겨레중고등학교 전경

한겨레중고등학교는 탈북청소년들이 탈북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장기간에 걸친 학습 공백과 남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학교다. 2006년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터를 잡은 이래 사회적·문화적 배경이 다양한 학생들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교육체제에서 원만히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 모두는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청소년이거나 탈북민의 자녀여야 한다. 현재 중학교 53명, 고등학교 78명 등 131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당초 200명의 정원이 가득 차는 학교였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국경 봉쇄로 탈북청소년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학생 수가 적은 편이다.

한국 사회로의 적응을 돕기 위한 학교의 노력은 다양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학교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한겨레중고등학교는 대안교육 특성화중고등학교이자 자율학교, 혁신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과특성화학교, 유네스코 학교 등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2021학년부터는 사회적 협동조합 '다소니'를 통해 설립부터 운영까지 학생이 주도하는 북카페 형식의 학교 매점을 열어 다양한 복지와 남한사회의 경제 구조 및 학습이 이뤄지는 실질적 공간을 만들기도 했다.

교육과정은 학생들의 흥미와 진로에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 진학, 기술 중심 전문학교 진학, 취업 등 학생들의 다양한 희망을 살펴 순수 학문과 실용 학문 관련 교과를 교육과정에 녹여내 진학과 취업을 원하는 모든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기초 교과 외에도 '마음공부', '명상과 요가' 등 인성을 가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교과도 개설돼 있다.

또 생활과 교양 교과 영역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교과를 만들어 두기도 했다. 디자인과 영상, 조리, 미용, 농업, 공예 등 진로와 연계되는 20개 이상의 교과가 개설돼 있다.

한겨레중고등학교 관계자는 “창의적 인재 육성과 통일 인재 육성, 배움의 공동체 형성, 맞춤식 배려교육 기회 확대를 학교 비전으로 탈북청소년 등의 한국 사회 적응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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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맞춤 수업·자치회 … 꿈 키우는 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지게차(왼쪽부터), 제과제빵, 메이크업,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지게차(왼쪽부터), 제과제빵, 메이크업,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한겨레고등학교는 일반 교육과정 외에도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 맞춤형 수업 등으로 학생들의 꿈을 지원하고 있다.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

한겨레고등학교에서는 고교학점제와 방과 후 수업을 통해 학생 모두 다양한 직업 세계 체험을 직·간접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지게차 연습장, 목공실, 바리스타실, 조리실 등 관련 실습장이 잘 갖춰져 있으며 기숙 학교의 이점을 십분 살려 학생들이 일과 후에도 원하는 학생이 있으면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도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고 취득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자존감 향상도 이뤄진다.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기도 한다.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지게차(왼쪽부터), 제과제빵, 메이크업,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지게차(왼쪽부터), 제과제빵, 메이크업, 사회적 협동조업 다소니 북카페 학생들 모습. /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메이크업./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 한겨레중고등학교에서는 1인 1자격증 취득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실용교과 수업 메이크업./사진제공=한겨레중고등학교

▲학생 맞춤형 수업

학교는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학습, 삶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창의적은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통일 후 남북 통합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학교 운영에도 임한다. 이를 위해서 학생 중심 수업과 수업 방법 연구 활동 역시 활발히 진행된다.

또 탈북 과정에서 장기적인 학습 결손으로 인한 기초학습 부진 학생들에게 맞춤형 수업을 진행한다. 국어·영어·수학 N+1 교사와의 소인수 수업, 언어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3국 학생들을 위한 방과 후 한국어 수업 등을 하고 있다.

▲학생 자치 활동

한겨레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모두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함께 생활하며 학생들의 자치 활동이 활발하다.

전체 학생과 교사가 모여 학교생활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한겨레 가족회의', 자치회 학생들이 중심이 돼 계획을 세워 진행하는 '한겨레의 밤', 전체 학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메신저 대화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하반기에 진행하는 학교 축제도 학생들이 주최하고 사회적 협동조합 '다소니'가 중심이 돼 운영하고 된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제16대 학생자치회 회장·부회장과 만나다

- 김길룡 한겨레중고등학교 통일나무 동아리 회장-

한겨레고등학교 제16대 학생회.
한겨레고등학교 제16대 학생회.

한겨레고등학교 학생자치회를 이끌어갈 제16대 학생자치회 회장과 부회장에 남뢰성 학생과 박혜련 학생이 뽑혔다. 이들을 만나 그간 소회와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Q.이번 선거를 지켜보며 “참 노력 많이 했겠다”고 느꼈다. 선거 준비하며 힘든 부분이 있었나?

남뢰성 학생회장 : 아무래도 우리 학교와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어떤 공약이 학생들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어려웠던 것은 아마 주변 사람들의 인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당선돼서도 마찬가지지만 준비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인식이 안 좋아진다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오해 살만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또는 이루기 불가능한 공약들로 인해 선거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것들이 걱정이었습니다.

 

Q.선거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고 긴장되는 일인데, 이런 과정 끝에 당선된 소감을 말해달라.

남뢰성 : 개표가 끝나고 자치회장에 처음 당선 됐을때에는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선거하는 과정도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그 과정도 모두 우리 학교와 학생들을 위하는 앞으로의 계획들이었기에 학생들이 자치회를 믿고 뽑아준 것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치회가 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혜련 부회장 : 저도 마찬가지로 자치회가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결심했습니다.

 

Q.박 부회장은 중학교때도 전교 부회장이었다. 이번에도 고등학교 전교 부회장에 당선됐는데, 그때와 비교한다면?

박혜련 : 솔직히 말하면 중학교 때에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한 일들도 있지만 대부분 활동이 선생님들이 안내와 가르침대로 열심히 실천하려 했다면 고등학교는 자치회가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일들이 더 많습니다. 중학교 때에는 저희 학생들이 앞장서지 못했다면 고등학교에서는 모든 것을 학생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학생자치회 회장이 되겠다는 결심은 어떻게 했는지?

남뢰성 : 과거 통일나무 동아리회장을 하며 학생자치회 회장들의 활동 모습을 지켜보고 잘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나도 본받아 배우고 실수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저만의 방법으로 원인을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회장이 되면 이렇게 하면 안되는 구나”라는 것을 생각하며 회장 선거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Q.앞으로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

남뢰성 : 자치회가 처음에 선거를 준비할 때부터 학생들의 대변인이 되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학교에 직접 말하지 못하는 경우 자치회가 그들의 목소리가 돼 주는 것입니다. 또 유연한 운영방식을 원합니다. 단지 선거 초기에 정했던 공약을 쭉 이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문제 생긴 것을 잘 대처할 수 있는 부분에 신경을 써 그때마다 제기되는 문제들을 잘 대처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Q.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는 무엇인가요?

남뢰성 : 아직은 뚜렷한 성과는 없지만, 학교 학생들이 자치회를 믿어준다면 자치회는 힘과 용기를 얻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저희 학생들을 위해 일하시고 또 응원해주시는 선생님들에겐 저희가 학생들은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박혜련 : 우리 학교 학생들을 위해 좋은 캠페인을 많이 개최할 생각입니다. 스마트폰 중독, 학교폭력 예방, 인사 예절 등과 관련된 캠페인을 만들어 학생들과 함께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