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도·수요 충분…日 주부국제공항과 '판박이'


아이치현·4개 지자체·경제단체
'동맹회' 조직…국책사업화 견인

8개 상의, 정부에 필요성 환기
도시공사·수원시, 타당성 조사
인구·대기업 밀집…공감대 확산
▲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을숙도 생태공원 하늘 위로 김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부산 강서구 낙동강 하류에 위치한 을숙도 생태공원 하늘 위로 김해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여객기가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추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정부의 계획에 도약할지 시험대에 오른 경기도 신공항을 놓고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국내외 공항건설 등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추진 과정이나 비슷한 여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에 2005년 개항한 주부(中部)국제공항은 항공업계가 손꼽는 '성공한 지방공항'의 대표 모델이다. 6년 연속 세계 공항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다.

주부국제공항은 타 공항과 달리 국책사업이 아닌, 지역과 경체단체가 만든 대안이다.

부산발전연구원 발행 자료를 보면 1985년 1월 아이치현을 비롯해 기존 나고야공항 영향권에 위치한 4개 지자체는 경제단체와 '신국제공항건설촉진 기성동맹회'를 발족, 후보지 조사 등 타당성 연구에 나섰다.

동맹회는 그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건의해 공동연구 및 국책사업 반영을 이끌었다. 1995년 12월 정부기관을 포함한 추진협의체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현안 조정과 논의가 이뤄졌다.

당시 경제단체의 움직임은 공항 수요와 연관이 있다. 이때 인구 2000만명에 달했던 일본 중부권은 국내·국제 여객과 화물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나고야는 도요타, 샤프 등 제조업체도 밀집했다.

활주로 용량 부족, 소음으로 인한 비행규제 등을 겪는 나고야 공항은 포화상태였다. 이에 중부권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거점공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지역사회에 형성됐다.

이런 과정은 현재 여론이 나오는 경기남부 국제공항과 닮은 측면이 있다. 750만명 경기남부는 수도권 중 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으로, 삼성전자·LG·SK하이닉스 등 IT·반도체와 수출 기업이 몰려있다.

이에 주부국제공항의 시작과 마찬가지로 8개 지역 경제단체(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검토를 건의한 바 있다. 이들은 여행·수출 활성화, 인천공항·김포공항 미래 항공수요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타당성 조사 또한 국가 단위의 시작보다 먼저 도 산하 경기도시공사(현 경기주택도시공사)와 수원시가 실시했고,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자동차 기업의 존재도 공통점이다. 주부국제공항 주변에는 도요타가 있다. 도요타는 공항 건설에 40% 자본을 투입하는 등 앞장섰다고 알려진다. 경기남부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화성 서부 쪽엔 기아자동차가 있다.

유승표 안성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경기남부에 국제공항이 들어오면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할 수 있다. 비단 화성뿐만 아니라 정부가 남부권의 여러 지역을 후보군에 놓고 면밀하게 검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남부 국제공항은 '친환경 공항 신도시' 조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화성 서부 갯벌 해안은 최근 해양수산부의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며 명실상부한 생태자원을 입증했다. 항공 운영에는 지장이 없는 장소다.

이에 신공항과 같이 탄생하는 도시가 자연과 주거·관광 등을 접목한 방향이 가능하다는 예측이 있다. 철새도래지 낙동강을 끼고 있는 김해공항과 배후도시인 에코델타시티를 사례로 들 수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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