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축구가 이번 월드컵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본선 16강의 벽을 넘어 축구 선진국만이 할 수 있다는 4강이라는 신화를 달성하여 이제는 세계인들로부터 “한국축구는 주변국이 아니라 중심국이다”라는 소리를 들은 것은 결코 우연만은 아니다. 유능한 지도자를 일찍부터 선정하여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등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조성해 주고 여기에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오 필승코리아”를 외치면서 보낸 열성적인 성원과 응원이 그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생각해 볼 일은 지난 월드컵 대회기간중 나타난 국민적 결집과 화합분위기를 우리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접목하여 우리사회가 지금보다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정치분야의 경우 중요한 시험대가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다름아닌 오는 8월8일 전국 13곳에서 실시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이며, 우리 인천지역도 서구·강화군을 지역에서 국회의원재선거를 실시한다.
 논자에 따라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정치개혁의 근본적인 출발점은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등 나라의 주요공직자를 선출하는 선거과정이 깨끗하고 투명하게 실시되는데 있으며, 그것은 제도개혁 등 여러가지 방안이 있지만 가장 핵심사안은 유권자가 건전한 상식을 가지고 선거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법이 지켜지는 깨끗한 선거를 실시하도록 유·무형의 건전한 시민문화를 형성하는데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은 우리들의 일상생활과 사회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축구와 같은 스포츠보다는 선거나 정치가 훨씬 더 크고 심대한데도 불구하고 정치에 관심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일반대중은 선거참여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이는 현대사회의 그늘이라 할 수 있는 개인주의나 금전만능주의 영향과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지역공동체의 붕괴, 기타 현실정치에 대한 불신과 개인적인 성향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구미선진제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깨끗한 선거문화가 제도화 내지는 내면화 되어있는 구미와 아직 선진 선거문화로 이행하기 위한 제도화 과정을 밟고 있는 우리나라의 선거참여 현상을 단순 비교해서 평가할 수는 없다.
 아직도 우리의 경우 정당·후보자들이 선진국의 주요 선거운동수단인 정견·정책이나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금전·향응, 각종 연고에 의한 선거운동을 비중있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직 정책정당이 뿌리내리지 못한 정치현실도 있지만 그것이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데 매우 효과적인 운동방법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예전과 달라지고 변해야 한다. 그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변화하지 않고는 앞으로 다가올 투명하고 룰이 지켜지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우리나라가 경쟁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세계 중심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깨끗한 선거, 깨끗한 정치를 실시하지 않으면 안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작은 변화의 조짐은 8월8일 실시하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일부에서라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은 후보자들이 선거법을 준수하고 투명하고 깨끗하게 선거운동을 하는지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축구가 아시아수준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단계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국민적인 관심과 성원으로 가능했듯이 이제 우리 선거도 유권자인 국민이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참여하여 주신다면 우리가 바라는 선진 선거문화의 정착은 시간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