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가 개원 첫날부터 난장판을 벌이며 볼썽사나운 꼴을 보인 것은 참으로 한심스럽다. 그것도 제4대 의회가 출범하는 뜻깊은 개원식에서 의장이 개회사를 하는 도중에 같은 당 소속 의원 십수명이 의장선출과정에서의 불만을 터뜨리며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추태를 연출한 것은 여기가 민의의 전당인지 안타깝고 어이가 없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간에 제4대 의회를 개원하는 뜻깊은 자리에서 이런 행동을 서슴지 않은 것은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몰상식한 작태란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의장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뒤늦게 인물의 부적격을 따지고 선출과정을 시비하며 개원 첫날에 소란을 피우는 것은 상식으로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이처럼 의회가 첫날부터 의원들간 감정싸움으로 아수라장이 돼 의사일정에 들어가지 못하자 시민단체들이 의회의 파행운영을 규탄하며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지방의원들의 자질문제가 끊이질 않고 의회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데 이런 추태를 보는 시민들은 씁쓸하다 못해 기가 막힐 뿐이다. 더욱 한심스런 일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삿대질과 욕설이 오가는 험악한 싸움을 서슴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임위원장 자리가 욕심낼 만큼 큰 이권이라도 있는 자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제3기 인천시의회는 한나라당이 전체의석 29석 가운데 25석을 석권, 의회를 독점하다시피 해 자칫 독선으로 흐를 가능성이 없지 않아 시민들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더욱이 당선된 의원들의 자질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의장선출과정에서부터 한나라당이 집안싸움을 벌이더니 급기야는 상임위장을 둘러싸고 욕설이 오고가는 험악한 분위기였다니 앞으로 의회운영이 제대로 될지 시민들이 의문의 찬 시선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
 지역주민의 조세부담을 줄이고 지방살림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견제와 감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의원들이 자리에 연연해 싸움질이나 한다면 그런 의회가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민주주의의 풀뿌리가 돼야할 지방의원들이 이성을 잃은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면 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