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 환영인사 대신 체온측정기
복도엔 분리줄, 쉬는 시간 5분뿐
“아직 내 학교란 기분이 안들어요”
▲ 전국 초·중·고등학교 일부 학교들이 개학과 등교수업이 진행된 17일 오전 군포시 금정중학교 1학년 교실에서 선생님이 등교한 학생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경기지역 학교가 코로나 사태 속 4번째 개학을 맞았다. 이들은 달라진 학교 풍경 속 '코로나 종식'을 염원하고 있다.

17일 군포시 금정중학교는 오랜만에 등교한 학생들로 활기가 가득했다.

학생들은 교문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 학교에 들어가며 만나는 선생님들과 밝게 인사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대다수 학교가 이날 2학기 수업을 시작했다.2020년 1학기, 2학기, 2021년 1학기에 이어 코로나19 사태 속 4번째 개학이다.

교육부의 거리두기 단계별 학생 밀집도 방안에 따라 금정중은 전교생의 3분의 1만 등교할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속 수업이 4학기 간 진행되면서 학교 현장의 모습은 크게 바뀌었다. 과거 환영인사가 걸려 있어야 할 학교 정문에는 '코로나로 외부인 출입을 금지합니다'는 현수막이 달렸고, 건물 입구에는 자동온도측정기와 손세정제, 출입명부 등이 배치됐다. 학교 복도 중앙에도 밀집도를 낮추고 아이들이 나란히 걷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분리줄이 설치됐다. 학생들은 등교 시와 교실 입실 시, 점심식사 전 등 하루 최소 3번의 체온을 측정한다.

쉬는 시간도 10분에서 5분으로 줄어 학생들의 접촉을 최대한 막고 있으며, 화장실 앞에는 1m 간격으로 떨어진 발자국 모양이 생겼다.

모습이 가장 많이 바뀐 곳은 교실이다. 코로나 이전 모둠수업 등을 위해 옹기종기 모여 있던 책상은 모두 하나씩 떨어져 한 줄로 섰다. 과거 교사가 혼자 가르치고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듣는 강독형 수업이 진행되던 교실로 돌아갔다. 책상에는 3면을 막는 가림막이 생겼다. 녹색의 가림막은 정면을 투명한 재질로 만들어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교사의 책상 컴퓨터에는 원격수업을 위한 웹캠과 마이크 등이 빠짐없이 설치됐다. 체육수업 시간에도 접촉이 많은 농구와 축구 등 단체종목은 사라졌고, 스트레칭과 줄넘기 등 혼자 할 수 있는 수업만 진행된다.

이날 학교에서 만난 교사와 학생들은 코로나19 종식을 한 목소리로 염원했다. 금정중학교 1학년 3반 담임인 김진주(31) 교사는 “온라인 수업에서 일부러 발표도 시켜보고, 소회의실을 만들어 모둠활동도 할 수 있도록 해 최대한 학생참여중심 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정중 1학년 이기태(14)군은 “교복을 입고 싶어 중학교 입학을 정말 기대했는데, 체육대회도 못하고 각종 행사도 하지 못하다 보니 아직 학교가 '내 학교'란 기분이 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