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오산 ~ 용인 민자 추진…12월 승인 땐 15개 교각 설치
환경단체 “5분 빨리 가려고 돈 들여 생태계 파괴, 당위성 없어 ”
▲ 황구지천에 인접해 살고 있는 주민이 오산-용인 고속도로 신설 구간을 설명하고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 오산-용인 고속도로 노선에 포함된 황구지천에서 오리 무리가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국토교통부가 오산과 용인을 잇는 민자투자 고속도로 신설을 추진하면서 황구지천 일대 생태계 파괴가 우려되고 있다. 황구지천은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하는 등 생태계 안정화가 이뤄진 생태하천이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산시 양산동(서오산TG)에서 용인 성복동(서수지TG)를 잇는 '오산-용인 고속도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민자투자사업으로 진행되는 이 고속도로는 총 길이 17.3㎞로 수원 도심 구간을 모두 지하화한다.

화성지역은 43번 국토를 따라가다 화성 병점 송산교 인근에서 서오산TG방향으로 선회한다.

국토부는 앞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고속도로 설계안을 제출받았다. 오는 12월 사업승인 여부 등이 확정될 경우 공사에 착공해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제는 설계안에 화성시내 황구지천에 총 15개의 교각을 설치하는 계획이 담기면서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황구지천은 생태계보호종 1급인 수달과 삵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철새들이 머무는 곳이다.

실제 이날 찾은 황구지천 송산교 부분에는 철새인 오리가 무리 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또 하천 변에는 습지와 풀이 무성히 자라나 인위적인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적인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근 주민 이모씨는 “수 해 전 43번 국토가 인근에 생기며 몇 년간 철새들이 오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며 “고속도로가 또 설치되면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황구지천의 생태계는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2019년 실시한 사전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도 보호종이 다수 발견됐다. 당시 포유류 9과 15종, 조류 24과 44종 1329개체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수달(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1급), 삵(멸종위기종 2급), 새매(천연기념물, 멸종위기종 2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 등의 서식이 확인됐다. 교각이 설치될 위치 바로 아래편에서 수달의 배설물이 확인되기도 했다.

박혜정 화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단 5분, 10분을 줄이기 위해 건강한 생태계를 파괴하고 막대한 돈을 들이는 당위성이 없는 사업”이라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칠승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주민들과 함께 현재 안으로 고속도로 추진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국토부, 현대건설 측과 주민 간 설명회를 조만간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담당자가 없어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