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넓게 펼쳐진 김포 대곶면 소재
주변 2층 이상 건물없어…관측 최상 조건

2003년 전국 초교 최초 천문대 설치
옥상 돔, 천체관측 시스템 장비 가득
슬라이딩돔, 반사·굴절망원경 보유
천체투영실·교육실·전시실 시설도

학생·가족 천문체험활동 참여 인기
▲ 석정초  천문체험학습장 야간체험 활동 모습
▲ 석정초 천문체험학습장 야간체험 활동 모습

“번화한 도심 속을 벗어나 하늘과 별을 탐구하는 아이들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포시 대곶면은 한강 하구에 넓게 펼쳐진 김포평야의 중앙이다. 과거부터 서울과 인접한 곡창지대의 자랑으로 많은 쌀을 생산해 온 곳이다.

근대기 산업화 흐름에서도 벗어나 여전히 논농사가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대곶면에 있는 석정초등학교는 도심가를 벗어난 농촌지역이다.

인근에 있는 건물도 2층을 넘지 않고 평야지대가 있어 산으로 인한 그늘도 생기지 않는다. 해가 지고 나면 주변은 불빛 없는 짙은 어둠에 싸인다.

별을 관측하기에는 최상의 환경인 셈이다.

석정초등학교는 과거 줄어가는 인구와 과학교육과 동떨어진 농촌지역 학교의 한계를 마주했다. 지난 1997년 작은 학교 통폐합 정책으로 분교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석정초는 고민에 나섰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주변 환경을 활용하기에도 마땅치 않았다.

그러던 중 밤의 짙은 어둠을 활용한 '천체관측체험'을 생각해 낸다.

그렇게 지난 2003년 석정초에는 천문대가 생긴다. 전국 최초로 초등학교 안에 천문대가 설치돼 '천체과학교'로 거듭났다.

천문대가 설치되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자부심도 가득해졌다. 실제로 천문학에 관심이 학생이 학교에 입학하기도 했다.

또 과학교육도 강화할 수 있었다. 과학 수업에서 천문학에 대한 수업 등을 하며 국가적으로도 높은 천문, 우주에 대한 관심을 충족했다. 석정초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천문대 시설을 발전시키고 있다.

주 돔 외관.

총면적 151.8㎡ 규모의 천문대에는 각종 천체관측 장비가 가득하다.

학교 옥상에 설치된 주 돔에는 천체관측 시스템, 태양관측 시스템, 천체 관측용 컴퓨터 등이 설치돼 있다. 망원경으로는 스카이와쳐사의 EQ8 적도의, 셀레스트론 사의 Fastar 14인치 슈미트 카세그레인 망원경이 있다. 두 망원경은 천체관측 동호인들 사이에서도 좋은 장비로 통한다.

슬라이딩 돔에는 2대의 반사망원경과 2대의 굴절망원경이 있어 행성과 달, 별 등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천체 투영실에서는 별자리 일주운동, 달의 위상변화 등을 살피고 투영기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별자리를 재현해 볼 수 있다. 또 실물화상기를 활용해 별자리의 전설 학습을 하고 날짜별 행성, 별자리 등을 학습할 수 있는 천체 교육실, 전자동으로 태양계와 행성, 별자리의 특징을 관찰할 수 있는 천문우주 전시실 등이 마련돼 있다.

▲ 석정초 주돔 내부 사진. /사진제공=석정초
▲ 석정초 주돔 내부 사진. /사진제공=석정초

특히 2020년에는 별자리 자동추적식 천체사진 촬영 망원경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없는 어두운 천체, 성운, 은하 등을 촬영해 초보자들도 쉽게 별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학교 교육과정과도 연계된다. 천문우주 영역은 교과서의 내용만 가지고 이해하는 것에 한계가 있기에 학생들이 직접 망원경을 조작해 천체를 관측하고 탐구하는 활동을 통해 높은 교육적 효과를 얻는다.

체험활동에 대한 높은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경기도과학교육원과 연계해 수천 명이 모인 관측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올해는 온라인 수업으로 체험학습장을 운영해 968명이 체험에 참여했다.

▲ 박형호 석정초 교장
▲ 박형호 석정초 교장

박형호 석정초등학교 교장은 천문교육의 발전방안으로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말한다. 박 교장은 “현재 학생들이 살아야 할 미래 사회는 지구 밖 우주와 관련된 일들이 무수히 많이 생길 수 있다. 천문교육은 우주에 대한 기초 교육이 시작되는 출발점”이라며 “출발점에 학생들이 들어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 교육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천문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홍보하고 시민들이 깨닫게 하고 정부와 지자체 등이 동참해 학생들의 천문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장은 “도시화로 인해 아이들이 사는 환경에서 하늘과 별을 바라볼 일이 별로 없어졌다. 하늘은 검은색으로 가득해 도시의 불빛만 보이기 때문이다”며 “천문대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도시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다. 별이 보이고 넓은 하늘이 보인다”고 말했다.

또 “천문체험학습장을 방문한 가족이 넓은 하늘을 바라보고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줄 것”이라며 “천문대를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별과 천체에 대한 흥미를 높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별자리 공부하고 천체 관측

주·야간 체험프로그램…학생 무료

▲ 김포 석정초 체험활동 모습.
▲ 김포 석정초 체험활동 모습.

김포 석정초 천문체험학습장은 주간과 야간 체험프로그램 두가지를 제공한다. 학생 대상 체험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주간 프로그램은 오후 1시50분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학교에 도착해 일정을 안내받고 안전교육을 받은 후 강의실로 이동한다.

강의실에서는 계절별 별자리 및 행성, 항성의 크기 비교, 태양계·별자리 신화, 한국 천문학의 역사·영화, 우주와 가상 천체 관측 방법을 익힌다.

이후 투영실로 이동해 별자리와 신화 등에 나오는 영상으로 시청한다. 영상 시청 후에는 상황에 맞춰 달과 태양을 관측한다.

▲ 김포 석정초 체험활동 모습.
▲ 김포 석정초 체험활동 모습.

야간 프로그램은 동절기와 하절기로 나눠 진행된다. 동절기에는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3시간을, 하절기는 6시부터 9시까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야간 프로그램은 천체 관측이 중심이 된다. 달을 보고 행성을 관측하며 계절별 별자리를 찾아본다. 또 학생 학년에 맞게 배지와 머그잔 등을 통해 밤하늘을 만들어보는 공작활동도 한다.

체험프로그램에 참가자는 “천문대 돔이 열리는 모양이 너무도 신기하고 재밋었다”며 “별자리나 행성을 볼 수 있어 좋았고 우주에 대해 체험을 많이 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