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시소비' 만족하는 문화 맞춰
젊은층 공략 프로그램 내걸어

쉐라톤 조식뷔페 내맘대로 포장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인피니티풀 & AI 로봇 기반 스파존
▲ 기자가 직접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의 조식 '투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도 여름휴가 시즌이 돌아왔다. 해외도 국내 여행도 가기 어려운 답답한 상황에서 프라이빗한 호텔 휴가 '호캉스(호텔+바캉스)'가 인기다.

코로나19 시국 '호캉스'의 장점은 방역 시스템이 철저하고 방문객의 동선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객실에서 해외 못지않은 경치를 감상하고 수영장, 전시, 놀이기구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덤이다.

'플렉스'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2000년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문화도 호캉스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

플렉스(Flex)는 '과시하다' '자랑하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로, '플렉스 소비'란 명품이나 호텔 등 사치성 소비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MZ세대의 플렉스 문화와 코로나 상황이 만나, 최근 국내 특급 호텔 전체 이용객 중 MZ세대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호텔들은 해외 및 비즈니스 고객 중심에서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레저 호텔'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은 코로나19로 인한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프라이빗'과 '웰빙'을 강조한 '안심 호캉스' 전략을 내걸었다.

안심 호캉스는 체크인부터 시작된다. 고객이 카카오 시스템을 통해 휴대폰 번호를 기입하고, 별도로 마련된 대기 장소에서 기다리다 알림이 오면 체크인을 하는 방식이다.

객실에 들어서면 '객실 클리닝 레터'가 맞이한다. 객실 내 모든 침구류와 어메니티를 엄격하고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안내 메시지다.

수영장은 예약제로 운영한다. 체크인 시 수영장 이용 시간을 선택해 미리 쿠폰을 받고 이용할 수 있다. 시간 내에 제한된 인원만 입장해 인원이 몰리는 것을 방지했다.

뒷날 조식은 투고(To-go, 포장)가 가능하다. 1층 뷔페에서 조식 메뉴를 투고 박스에 담고 투숙 중인 객실로 가져와 먹을 수 있다.

'프라이빗한 객실에서 즐기는 세계 여행'을 테마로 출시한 '스테이 펀 & 세이프' 패키지를 예약하면 마스크와 소독제 등으로 구성된 '위생 키트'와 다양한 '여행 테마의 보드게임'도 제공한다.

노유경 쉐라톤 그랜드 인천 홍보 담당자는 “기존에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과 레저 고객이 확연히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의 내국인 고객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에 비해 약 60%나 증가했다. 호텔 측은 “올해 총 매출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도의 90% 이상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은 코로나19 이후 엔터테인먼트 마케팅에 주력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늘길이 막히며 외국인 이용객 및 카지노 매출이 줄었지만, 국내 이용객들의 관광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 재개장한 '씨메르'는 실내외 수영장과 찜질 및 사우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스파로, 관광객을 끄는 대표 놀이 공간이다.

씨메르에 들어서면 실내 공간인 '워터 플라자'가 가장 먼저 반긴다. 이곳은 이탈리아 산마르코 광장을 모티브로 디자인돼 20·30세대의 SNS 사진 명소가 됐다.

이외에도 높은 천장과 어두운 조명이 어우러진 '케이브 스파존', 벽면을 가득 채운 LED 이미지로 화려하게 꾸며진 '버추얼 스파존', 탁 트인 야외 전망에서 노을과 호텔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 등이 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넓은 찜질방과 사우나가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동 시간대 입장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어 시설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최근 국내 복합리조트 최초로 획득한 '환경소독 국제인증(GBAC STAR)'을 기반으로 통합 위생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AI 로봇도 투입해, 로봇이 '씨메르' 2층 찜질 스파존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에게 손 소독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트테인먼트 복합리조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예술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달 말까지 열리는 '인터-미션' 전시에는 도널드 저드, 캔디다 회퍼, 이배, 이강소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은 숙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 호텔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58개의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아트파라디소 객실은 코로나19로 휴장 상태임에도, 2030대 커플들의 문의가 많다”며 “지금 성수기 시즌이라 호캉스를 즐기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따끔 수습기자 ouch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