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2002 한·일 월드컵대회가 막을 내렸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은 30일 열린 결승전과 폐막식을 끝으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21세기 첫 월드컵대회는 우승후보들이 초반부터 줄줄이 탈락하는 숱한 이변을 낳았지만 지구촌에 큰 감동을 메아리치게 한 성공적인 대회였다.
 우선 경기장 시설과 대회 운영이 이전의 어떤 대회보다 훌륭했다. 20002 월드컵은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이자 한·일 2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회여서 당초 대회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양국은 철저한 준비로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완벽하게 대회를 치러냈다. 특히 대한민국은 경기장 시설, 국민 참여 등 모든 면에서 일본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 성숙한 국가 역량을 세계에 과시했다.
 또 2002 월드컵은 신흥 축구 강국들이 기존 축구 강국들을 연파하며 세계의 축구 판도를 바꾼 대회였다. 대한민국, 일본, 세네갈, 미국, 터키 등이 돌풍을 일으키며 예선을 통과해 최초로 세계 5대륙에서 골고루 16강에 오르는 역사가 쓰여졌고 대한민국과 터키는 4강까지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투지, 정신력과 팀워크로 무장한 대한민국과 터키의 4강 진출은 그동안 돈으로 찌들어 왔던 스포츠정신을 바로서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투지로 연출된 극적인 승리보다 더 감동을 준 것은 주최국인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여준 승패를 초월한 응원이었다. 우리 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온 국민이 붉은 옷을 입고 펼친 거리응원은 열광적이면서도 질서정연했고, 4강전과 3·4위전에서 보여준 응원은 승패를 초월한 것이어서 세계는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2002 월드컵은 막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개최국으로서 4강 진출의 신화를 창조하며 그 감동의 무대의 중심에 서있었고 많은 것을 얻었다. 성공적인 대회 개최로 국가 역량을 인정받았고, 4강에 진출해 축구 강국 대열에 당당히 섰으며, 무엇보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우리 모두 차분히 돌아보고 그 의미를 새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