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신한라이프’ 광고 속에서 춤을 추는 모델이 사람이 아닌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관련된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 마케팅 분야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란?

인공지능(AI) 기반 인간의 모습, 행동과 유사한 형태를 가진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가상인물이다. 높은 수준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실제 인간의 얼굴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뼈를 만드는 작업인 리깅, 표정을 만드는 블렌드 셰이프와 같은 과정을 거치거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한 뒤 AI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하는 제작 방법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광고 속 화제의 인물, 로지

화제의 ‘신한라이프’ 광고 속 모델인 로지는 22세이며 키는 171㎝, 취미는 서핑과 러닝으로 설정된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콘텐츠 전문 기업인 ‘로커스의 자회사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만들었으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로지는 지난해 8월 SNS 계정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고, 약 4개월이 지나서야 가상 인간이라는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외 자동차와 식품 업체와도 광고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 마케팅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릴 미켈라’

릴 미켈라는 미국 스타트업 '브러드'에서 2016년에 제작했다. 미국 LA에 거주하는 브라질계 미국인으로 설정돼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보유한 가상 인간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300만 명 이상이고, 발매한 음원은 스포티파이에서 8위까지 올랐다. 지난해에만 한화로 130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후원 게시물 하나당 약 천만 원을 받는 데다가 샤넬, 프라다,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의 모델로도 활동했다.

 

실존 인물 같은 외모, LG 전자 김래아

LG전자는 올해 1월, 23살의 싱어송라이터 콘셉트인 '김래아'를 공개했다. 콘텐츠 속에서 LG전자의 제품을 소개한 김래아는 실존 인물 같은 외모로 관심을 끌었다. 일회성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팬들과 소통했다. 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인스타그램 계정은 지난 3월 이후 특별한 활동은 없지만, 향후 LG전자의 브랜드 홍보 활동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은 왜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찾나

가상 인물은 흐름에 맞게 대중이 원하는 모델의 외모와 매력, 재능 등을 설정해 기업의 이미지와 맞는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구설에 올라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없다. 또한, 시공간과 컨디션에 제약을 받지 않고 홍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메타버스로의 확장 가능성도 풍부하다.

 

우려의 목소리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윤리적 문제, 소비자와의 신뢰 형성 등 가상의 존재를 내세운 마케팅의 한계를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트렌드 보고서에 “일반적으로 인플루언서에게 기대되는 진정성과 신뢰 관계를 가상의 존재를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유지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수습기자 kyul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