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여동안 한반도를 뜨겁게 달궜던 월드컵이 오늘 대구에서 열리는 3, 4위전인 한국-터키경기를 끝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게임은 막을 내린다. 특히 오늘 열리는 한국-터키전에서는 양국 선수들이 국위 선양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살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접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뜨거운 응원전 역시 그에 못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붉은 악마들도 오늘 터키전에서 한국의 승리를 위해 마지막 혼을 살린 거리 응원에 나서 유종의 미를 거두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 4강에 오른데는 붉은 악마 등 국민의 열광적인 성원의 힘이 컸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한·일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한국이 4강에 오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지난 월드컵에 5번이나 출전하면서 1승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2002 월드컵에서 1승을 바랐다. 그럼에도 한국축구는 이번 월드컵 때 인천문학경기장에서 그렇게도 염원했던 1승을 넘어 16강까지 확정짓는 신화를 낳았다. 그리고 열화 같은 성원에 힘입어 8강, 4강까지 점령, 역사를 다시 쓰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이 월드컵 4강전을 치르던 28일 서울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 7백만의 인파가 거리로 몰려나와 열광의 도가니를 이루었다. 이날 길거리 응원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온 국민이 한국축구의 신화를 확인하고 결승을 기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기에 더욱 아름다웠다. 우리가 독일에 1대0으로 석패, 결승행이 좌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 없이 질서정연하게 `대~한민국""을 외치는 함성에는 짜릿한 무엇이 있었다. 이것이 애국이요, 7천만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원동력이었기에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오늘 월드컵 3, 4위를 가리는 한국-터키전에서 국민의 단합된 응원을 기대하는 것이다.
 오늘 열리는 한국-터키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터키가 6·25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보내 우리나라를 도와 혈맹관계를 맺고 있다. 반면 터키는 54년 월드컵에서 한국에 수모를 안겨준 악연도 있다. 그런 이유로 이번 경기를 우호적인 경기로 치러야 한다는 여론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국익을 위해서라도 양보할 수가 없다고 본다. 더구나 한국이 기적으로 4강에 올랐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길거리 응원에 모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