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이후 계속되고 있는 인천항의 물동량 감소 추세가 수출입화물이 몰리는 연말 연시를 앞두고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크다. 이는 최근 각종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발표와는 달리 실물경제는 아직도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인천항은 지난해 이맘때 IMF가 시작되면서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IMF전과 비교해 인천항을 드나드는 선박과 화물량이 매월 평균 20~30%씩 감소추세를 보여왔다. 인천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인천항의 물동량은 수출입화물과 연안화물을 합쳐 모두 8천3백71만6천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억1천2백만여t의 74%에 그치고 있다. 특히 주요 원부자재 수입항인 인천항의 수입화물은 이 기간중 3천2백41만3천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들어온 4천3백67만7천t보다 무려 26%나 줄어들어 수출은 물론 내수경기 회복도 늦어지고 있는 요인으로 나타나 문제다.

 불과 1년 전만하더라도 외항묘박지에는 입항대기선박이 빽빽이 정박해 있고 갑문안으로 들어오려면 여러날을 기다려야 했던 것이 인천항의 모습이었다. 그래서 인천항의 체선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것이 얼마전의 일이다. 그런데 IMF 1년만에 고질적인 체선은 커녕 입항할 선박이 없어 선석이 텅텅 비어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실제로 인천항에는 11월말 현재 1만7천5백79척이 들어왔으나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인천항 입항선박 2만1천8백6척보다 무려 19%나 감소했다. 그러니 인천항의 경기가 살아날리 없다. 이로인해 하역업체들이 부도로 쓰러지고 선사, 대리점들의 자금난으로 시설사용료나 도선료, 예선료를 제때 받지 못해 인천하역업계가 개항이래 최대위기를 맞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항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웃돌고 있다. 따라서 수출을 늘리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출생산업체들이 원자재를 쉽게 들여올 수 있도록 금융지원을 강화해줄 것을 강조한다. 그런 한편 하역업계도 외항선들이 인천항을 많이 찾을 수 있도록 서비스개선등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입항인 인천항 선석이 비어 있고서는 수출도 경제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