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도(British Rail)는 1825년 세계 최초의 철도를 기원으로 1947년 국유화하며 공공기업으로 국가가 경영하고 있는 철도회사다. 파리에서 언론사 특파원으로 일하며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사 과정을 이수하고 있을 당시 교수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영국의 총선거가 있는 해에는 런던이나 맨체스터 같은 대도시의 교외선 역들이 백여 개 생겼다가 2~3년 후에는 없어진다는 것이다. 유력한 후보자들이 출퇴근하는 대도시 외곽지역 유권자들에게 역을 신설하겠다는 공약을 남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전국에 6000여개의 신호등이 새로 생긴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중소도시내의 신호등은 그런대로 참을만 하지만 국도 수준의 도로에 이용자들도 많지 않은 곳에 신호등이 남발되면 교통체증이라는 또다른 불편이 따르지만 선거공약으로 신설되는 신호등도 다음 선거 전에는 대부분 철거된다.

▶수도권에 계속 인구가 집중되고 도시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때늦은 감은 있지만 버스나 자동차보다는 지하철과 도시광역철도가 바람직하다는 집단적 소망이 증폭되고 있다. 이제서야 도로와 자동차 위주의 교통정책이 지하철과 광역철도로 전환되는 것은 과거 우리나라의 정책입안자들이 대부분 미국 유학생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 중반부터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지하철과 광역철도 그리고 장거리 고속열차를 교통의 중심축으로 삼고 개발과 건설을 지속해왔다. 이 과정에서 유럽의 지도자들은 철도 교통이 자동차나 항공기보다 일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을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논의가 아직도 없었던 국민의 정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를 창출했다. 자가용 운전을 통한 긴장과 정신적 피로감 그리고 위험요인이 철도이용을 통해 많이 해소된다는 사실에 철도교통은 유럽선진국의 총아로 등극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검단 방향 두 갈래로 뻗어가는 'Y자' 형태의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D노선이 국토부가 발표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다. 그동안 인천에서는 '인천발 KTX'를 시작으로 공항철도 급행화, 인천 2호선 고양 연장선, 제 2 경인선 등 다양한 철도건설을 선거 때마다 공약사항으로 집중 제기해왔다. 인천광역시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중앙 정부(국토부)에 건의하고 시장이 세종시까지 찾아가 국가 철도망 기획부처에 직접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GTX D노선 'Y' 노선의 실현에는 역부족이었다. KTX 고속열차와 GTX 광역급행철도는 소선구제에서 뽑히는 국회의원 로비로 성취되는 사안이 아니다.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필요에 따라서는 서울시와 경기도까지 합세하여 신설 노선 확정에 합심했으면 한다.

 

/신용석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