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정리가 제대로 되지 못한 상태에서 긴장을 푼 채, 문득 일상 생활에서 매일 해야 하는 많고 많은 자잘한 일들과 책임들을 생각하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나기 쉽다.
 나도 언젠가(기분이 몹시 나쁜 상태였다) 내가 하루에 평균 1천가지가 넘는 일을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책임지고 돌봐야 하는 일들뿐 아니라, 무엇이든 자신이 해야만 하는 까다롭고 귀찮은 모든 일들을 너무나 쉽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배우자나 자기 주변 사람들이 매일 해야만 하는 힘들고 끝이 없는 일들에 대해서는 너무도 쉽게 잊어버린다. 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편리한가.
 자신이 하는 일이 몇 가지나 되는지 매일 일일이 세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 결코 만족스럽게 살 수 없다.
 누가 쓰레기를 치울 차례인지를 놓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초조해하지 말고, 그냥 당신이 치워버려라. 그리고는 나는 나의 몫을 다했으며 나로 인해 식구들이나 주변 사람들 중 누군가가 조금 편해졌을 것이라고 너그럽게 생각하라. 이런 작은 여유는 인생에 커다란 기쁨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창작시대 刊)""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