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경기장을 가득 채운 붉은 응원단은 한국이 독일에 패하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선전을 펼친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기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결승전에 못 가는 게 서운하지만 그동안 4강의 신화를 창조한 선수들에게 칭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고 선수단을 격려.
 특히 응원단들은 한국팀이 패한 뒤에도 대부분 차분한 모습으로 귀가했으며 흥분해서 행패를 부리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어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도.
 ○…이날 문학경기장과 문학야구장 주변은 불법주차라며 끌어가려는 견인차와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자신의 차량이 견인됐다는 정모씨는 “경기장에 자리를 맡으러 일찍 나왔지만 경기장은 물론 주차장도 개방하지 않아 노상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의. 이에 대해 연수구와 남구는 인천시와 경찰이 시민들의 통행편의를 위해 주정차 금지구역의 불법주차를 강력히 단속하라고 하는 것에 따랐을 뿐이라는 입장.
 ○…문학경기장 스카이박스가 당초 개방하지 않기로 했던 계획과 달리 지난 스페인전 당시 관중들로 인해 출입구가 파손, 시민들이 들이닥치자 어쩔 수 없이 개방.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관중들은 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아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이미 스카이박스는 시민들로 가득. 경기장 한 관계자는 “사람이 많아 개방하는 것과 출입문이 시민들로 인해 부서져 어쩔 수 없이 문을 연 것과는 큰 차이”라며 “왠지 씁쓸한 기분이 든다”고 말하기도.
 ○…한국통신 114안내 대기음도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기는 마찬가지. 평소 `안내원을 기다려 달라""는 대기음 대신 `오~필승 코리아""라는 응원가가 흘러나온 것. 이광철씨(31)는 “평상시에는 전화번호 안내를 기다리는 시간이 짜증났지만 오늘은 오히려 응원가를 따라 부르게 되더라”고 말하기도.
 ○…대한항공은 우리 축구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하며 인천 문학경기장, 김포공항 등 전국 6개 도시 10곳의 길거리 응원단에 컵생수 13만5천여개를 무료배포. 이번에 나눠준 컵생수는 기내식용으로 25일과 26일 이틀 동안 기내에 탑재될 양을 제외한 전 재고분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많은 응원인파로 제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는 관계로 화장실 가기도 용이하지 않다는 점에 착안, 최소한의 수분 섭취만으로 장시간 응원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컵생수를 마련했다”고. 대한항공은 또 태극마크와 월드컵 홍보 항공기에 채색되어 있는 슛돌이 그림의 스킨 스티커를 응원단에게 무료로 붙여주기도.
 ○…야외응원이 펼쳐진 서구 연희동 서곶공원에는 퇴임을 앞둔 박현양 구청장과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학재 신임 구청장이 나란히 참석해 눈길.
 이곳에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은 서구청 직원들은 물론 인근 주민들이 모여 한국팀을 목이 터져라 응원했고 1-0으로 독일팀에 패하자 탄식과 함께 아쉬운 한마디씩. 그러나 한국선수들의 불굴의 투지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인천 남동구 만수6동 남동초등학교 운동장에도 대형 프로젝터 판매회사의 전무인 한 학부모가 300인치 대형 프로젝터를 설치, 이 학교 학생들은 물론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문학경기장까지 가지 않고 동네에서 야외응원.
 대형 프로젝터를 준비한 조모씨(41)는 “아이들이 다니는 남동초등학교에 축구부가 있는 점에 착안, 회사에서 판매하는 최신 장비를 설치하게 됐다”고 자랑.
 ○…한국-독일전이 열린 25일 계양구는 계산지구내 야외공연장과 그랜드마트 작전점 주차장, 효성동 JC공원 등 3곳에 빔프로젝터를 이용한 대형 스크린 화면을 설치, 구민들의 길거리 응원전을 유도.
 이날 계양구내 거리응원전에는 사상 최대 인파인 2만5천여명이 경기시작 한시간 전부터 운집, 붉은 응원의 물결을 이루면서 한마음으로 한국팀을 응원. 응원단은 한국팀이 비록 패했지만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변함없이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그동안 구청은 야외공연장 한곳에만 대형 화면을 설치했지만 구민들의 요구가 빗발치자 이날 야외응원전 장소를 세 군데로 확대하기도.
 ○…수원시는 독일과의 4강전을 맞아 25일 길거리 응원 장소로 수원시청 앞 8차선 대로를 시민들에게 처음 개방했으나 화면도 적고 선명도도 떨어져 많은 사람들이 전반전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른 응원장소로 발길을 옮기거나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서둘러 귀가하는 모습.
 이곳에는 이날 경기시작 4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붉은 물결을 이룬 가운데 서로 좋은 장소를 잡기 위해 자리다툼까지 벌였으나 정작 경기가 시작된 뒤 시청측의 불충분한 준비로 시청이 불편하자 여기저기서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들.
 ○…지난달 문을 연 팔달구 인계동 1번 국도변 전자랜드가 인기있는 길거리 응원 장소로 변신.
 전자랜드측은 지난 16강과 8강전 때에도 매장 앞에 대형 화면을 설치, 주민들은 물론 길가던 운전자들까지 차를 세운 채 가세하는 등 큰 인기를 모은 데 이어 이날도 수백여명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우리팀을 응원.
 이들 길거리 응원단들은 우리팀이 패하자 아쉬운 탄성을 내면서 허탈한 발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기도.
 ○…독일과의 4강전을 생중계한 수원월드컵경기장 인근 도로는 경기시작 3시간 전부터 시민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완전히 점거.
 이날 4만5천여명이 찾은 월드컵경기장에는 8강전이 열린 지난 22일보다 2배 정도 많은 차량이 몰려 경기시작 2시간전 이미 월드컵경기장내 주차장이 만원사례를 빚자 경찰이 경기장에서 동수원 나들목을 잇는 왕복 8차로중 4개 차로를 막고 주차장으로 활용.
 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까지 2㎞ 구간은 6열로 길게 늘어선 수천대의 차량으로 가득 찼고 경기가 끝나자 한꺼번에 밀려나온 시민들로 인근 도로는 자정이 넘도록 몸살을 앓기도. 〈월드컵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