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페인전 경기가 격렬했던 것만큼 인천지역에선 응급환자와 목이 쉰 환자 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는 등 응원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
 2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한국-스페인간 축구경기 옥외응원이 열린 문학월드컵경기장을 비롯한 문학야구장 등에서는 구급환자 13건에 18명, 미아 14건에 15명 등 27건 33명이 소방관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날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사용이 금지된 스카이박스에 진입하며 잠겨있는 유리문을 파손, 수백만원의 재산피해를 냈으며 이 과정에서 5명이 다쳤다.
 22일 오후 2시25분쯤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최모군(16)이 발톱이 빠지는 상처를 입어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오후 3시5분에는 호모씨(68·여·남구 학익동)가 발목을 삐어 119차로 후송됐다. 오후 4시10분에는 곽모씨(30·동구 송림동)가 낙상으로 발목을 다쳐 적십자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오후 3시28분에는 관중들이 임대계약석이어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스카이박스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유리를 여러장 파손시켰다.
 하지만 흥분한 관중들이 공공시설물을 파손했음에도 스카이박스를 지휘본부로 활용한 경찰은 사고경위조차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어 건물 내부 경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낙 많은 응원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부모들과 함께 온 자녀들이 가족을 잃어 발을 구르는 사례도 빈발, 15명의 미아가 소방관에 의해 가족에게 인계됐다.
 한편 이날 오후 11시30분쯤에는 구월3동 G주점 앞에서 흥을 이기지 못한 조모씨(부천시 원미구) 일행 3명이 주차된 차량을 파손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좋은 날 사람을 잡아가려 하냐""고 폭언을 하며 구타, 폭력행위 및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되는 등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한편 월드컵 응원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목이 쉬거나 경기 이튿날 무기력증에 시달리는 시민들도 늘고 있다.
 상당수 시민, 학생들이 월드컵 경기 한국전 내내 `오 필승 코리아""나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쳐 후두부분의 통증을 호소하는가 하면 승리감에 들떠 잠을 설친 후 무기력하게 낮시간대를 보내는 등 응원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회사원 김홍원씨(36·부평구 부평동)는 “월드컵 한국전 이튿날이면 목청껏 응원해 목이 쉰 직원들을 흔히 볼 수 있다”며 “특히 밤새 술을 마시거나 잠을 못자 눈이 충혈되거나 근무시간에 조는 직원도 자주 눈에 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여름철 격렬한 응원이나 지나친 흥분은 건강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만큼 되도록 자제해야 한다”며 “특히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지병 환자들은 갑작스럽게 흥분하면 위험한 만큼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구준회·김기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