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독일 전차군단을 제물로 삼아 현해탄을 건너 일본 요코하마 결승으로….”
 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해내며 월드컵 이변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태극전사들의 기적과 감동의 드라마는 온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경기도내 초·중·고교에서도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이 한국의 4강 신화에 이야기꽃을 피우며 들뜬 분위기로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정도로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휩싸여 있기는 마찬가지인 실정이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는 게 현재 학교측이 처한 형편이다. 도내 중·고교는 기적과도 같은 태극전사의 선전이 계속되면서 일부에서 이달 말부터 다음달 첫째주 사이에 예정된 기말고사를 연기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까지 나오는 등 월드컵으로 인한 시험일 조정 등 학사일정 차질이 불가피해 보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원 S고 교사 김모씨(40)는 “학생·교사 할 것 없이 모두가 한국의 4강 진출에 끓어오르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학생들은 25일 준결승전을 앞두고 `시험공부가 되겠냐. 시험을 미뤄달라""는 등의 요구가 들끓고 있다”며 들뜬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입시를 앞둔 중·고교 3학년 학생들은 우리 팀의 예상 밖 성적에 들뜬 마음에 기뻐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시험걱정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도 교육청 인터넷에는 “시험날과 월드컵 결승전이 겹쳤다. 비록 학생일지라도 월드컵을 즐길 권리가 있다. 제발 월드컵이 끝나고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시험을 미뤄주세요…”라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학사일정 조정은 전적으로 학교장 자율에 의해 결정될 사항이지만 25일 준결승전을 앞두고 정부차원에서 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여론도 있는 만큼 국민적인 축제에 함께 하는 의미에서 시험일 조정 문제도 탄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병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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