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지역 山 깎고 마구잡이 공사 `기승""
인근주민 “장마에 무사할까” 조마조마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있으나 용인 관내 대형공사장들의 수해방지 대책이 부실,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깎여진 산은 시뻘건 황토빛을 드러내놓고 있었지만 토사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은 얇은 덮개가 고작인가 하면 물이 흘러가야 할 하천은 아직도 공사중이며 아파트건설을 위한 토목공사는 장마가 코앞인데도 계속되고 있다.
 23일 오후 2시 용인시 풍덕천 2동(신봉리)을 관통하는 하천. 양쪽으로는 W건설과 H건설의 대규모 아파트 신축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고 물이 흘러가야 할 하천에는 콘크리트 구조물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장 부근에는 제방을 보강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보이는 흙더미가 군데군데 쌓여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내린 집중호우 때 시뻘건 흙탕물이 쏟아진 곳. 이 때문에 주민들은 “올해는 무사할까”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이러한 사정은 인근 성복취락지구 공사현장도 마찬가지. 취락지구를 가로지르는 성복천 바닥에는 제방공사를 위한 흙더미가 여기저기 쌓여 있었고 아파트부지 확보를 위해 파헤쳐진 산 비탈면은 시뻘건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놓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맞은편 아파트 공사현장에는 중장비가 굉음을 울리며 산을 깎아내고 있었다.
 주민 이모씨(38)는 “눈가림식 수방대책이 개발현장의 현 주소”라며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수해피해가 우려되는 곳은 여기뿐 아니다. N건설이 신축중인 역삼동 아파트 건설현장은 수해방지 시설이라곤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벌건 속살을 드러낸 경사면은 조그만 빗물에도 휩쓸려갈 듯 위태로웠다. 그런데도 흙을 파내는 토목공사는 계속되고 있었다.
 인근 J아파트 주민 김모씨(42)는 “당장이라도 비가 오면 공사장에서 유출된 토사가 도로를 뒤덮을 것이 뻔하다”며 “공사현장의 배짱이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현장실사를 토대로 수해취약현장에 대해서는 공사중지명령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우기철을 맞아 수해피해 방지를 위한 지도점검 활동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용인=구대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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