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항동 기독교 선교 100주년 기념탑 맞은편 열평 남짓한 허름한 가게. 가게라기보다는 창고처럼 보이는 이곳엔 그물, 닻 등 바다냄새를 물씬 풍기는 제품들이 켜켜이 쌓여있다.
 그 옆에는 한 중년부인이 바쁜 손놀림을 놀리고 있다. 대표 권근성씨(67)의 부인 이정양씨(60)다.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한 초로의 노인이 장부를 뒤적이고 있다. 상점간판은 `어망 일절, 각종 선구 인천선구상회""라고 적혀있다.
 “지금은 발길이 뚝 끊겼어요. 선친 때부터 하던 가게니까 그냥 열어두고 있는 거지요.”
 인천선구상회가 문을 연 45년께만 해도 이곳 월미도엔 수많은 배들이 드나들었다. 뱃사람들은 월미도 부근에 있던 `객주""에서 고기를 판 돈으로 선구를 구입하곤 했다.
 “당시만 해도 대구리배, 안강망어선이 대부분이었고 따라서 우리 가게엔 백화점만큼이나 물건들이 많았지요.” 권씨는 선친 권귀남씨가 가게를 할 때의 기억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때만 해도 인천선구상회 앞은 선착장이었지만 선착장 기능이 연안부두로 옮겨가면서부터 발길이 뚝 끊겼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역사만큼이나 인천선구상회엔 배와 관련해 아직까지 없는 게 없고, 모두 튼튼한 물건들만 갖춰놓고 있다.
 ☎772-0416, 4517
〈글·사진=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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