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경동 애관극장을 지나 배다리 방향으로 향하다 보면 왼편에 `正和社""(정화사)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궁서체로 된 이 간판은 정화사가 문을 연 지난 66년 필체 그대로의 것이다. “초발심을 잊지 않기 위해서죠.” 조금은 낡아보이는 간판을 새것으로 교체하지 않는 대표 이홍관씨(77)의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56년께 해병대 상사로 제대한 이씨는 처음 도배·장판사업에 뛰어들었지만 66년께 커튼으로 업종을 바꿨다. 당시 누런 장판 일색이던 장판에 꽃무늬를 그려넣은 `꽃장판""을 개발해 산업박람회까지 출품할 정도로 잘 나갔지만, 처남에게 인계한 뒤 자신은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커튼을 시작하면서 고생은 말이 아니었다. 당시 인천에서 커튼을 하는 곳은 정화사가 유일했고, 이 때문에 커튼회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과 인천을 부지런히 오가야 했다.
 36년여 전통의 정화사 커튼은 그래서 다르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파는 커튼이 인스턴트 식품이라면 우리 제품은 한정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대표의 말이 아니더라도 정화사 커튼은 천 자체가 고급이고 그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다.
 이곳에서 커튼을 한번 사간 사람들은 이사 때마다 이곳을 찾기 일쑤다. `초지일관"" 그의 생활신조만큼 정화사의 제품은 세월의 나이테가 진주로 변해 빛나고 있다.
 ☎762-8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