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온 나라가 월드컵 열기에 휩싸여있다.
 인천에서도 그 열기는 현재진행형이지만, 특히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문학경기장에서의 역사적 경기(14일)와 각종 행사들로 들썩거렸던 6월 중순까지보다는 조금 차분해진 느낌이다.
 보름여간(6월1~15일) 인천 곳곳에서는 다채롭고 풍성한 문화예술행사가 열렸다. 2주일이라는 집중된 기간에 그렇게 많은 국내외 문화예술인이 자국 문화를 선보였던 적은 인천에서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인원이 다녀갔다.
 메인 행사라 할 `2002인천세계민속예술제""에는 러시아, 독일, 미국, 중국, 크로아티아, 코스타리카, 포르투갈 등 15개국 400여명의 민속예술단이 대거 참가, 시민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인천 경기 개막축하 전야공연에는 세계적 성악가 조수미를 비롯해 유명 가수들이 출연, 관객의 환호를 샀다.
 영국 일본 독일 등 5개국 마임이스트들이 참가한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는, 7회를 맞는 올해를 계기로 국내외에 그 존재를 더 깊이 각인시켰다는 평가다.
 세계합창페스티벌, 춤추는 콘트라베이스 공연, 우리 소리와 춤의 어울림, 무형문화재 특별공연, 여성국극, 연극 마당쇠연서, 심청대축제 등 일부 관객 호응이 적었던 공연도 있었지만, 공연 자체 준비도와 수준은 전반적으로 높았다. 인천시민들이 모처럼 다양한 장르, 이색 공연에 흠뻑 빠져 지낼 수 있었다.
 특히 세계민속예술제가 열렸던 인천종합문예회관 야외광장은 다수 관객이 쉽게 찾아와 편하게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공간으로 부각됐다. 관객들은 종합문예회관을 중심축으로 야외광장·인근의 중앙공원 등을 연계한다면 문화예술 무대로 손색이 없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마임축제 참가차 인천을 찾은 아일랜드의 폴·글랜 부부, 인도의 아쇼쿠 체터지씨 등은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어린 말로 인천의 풍광과 문화예술을 칭찬했다. 우리가 대단치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 정작 외국의 예술인들에게는 배울 점과 좋은 점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천세계민속예술제의 성과와 미흡한 점을 평가하는 자리가 7월중 마련된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냉정한 평가다. 이번 월드컵 문화행사를 열었던 이들이 스스로 객관적 평가를 하고, 인천시는 이어 이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통해 인천의 진정한 축제를 엮어내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