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회 '해양친수도시 만들기' 포럼

유럽 해양도시 발달산업 축으로 조성
인천 자원 풍부…본격 논의 이뤄져야
▲ 21일 인천학회 포럼에 참가한 지정토론자들이 영국 런던과 연결된 줌 플랫폼을 통해 주제발표를 들은 뒤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학회

인천학회는 21일 오후 ‘해양친수도시 인천 만들기 전략과 과제’를 주제로 제14회 포럼을 인하대 60주년기념관 805호 강의실에서 줌 활용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개회식은 김경배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서종국 인천학회장의 환영사와 안영규 인천시 행정부시장의 축사로 이어졌다. 안 행정부시장은 “인천은 갯벌을 비롯한 천혜 해양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공유수면 매립으로 신도시가 조성되는 등 수변공간 개발에 한계를 보여 왔다”며 “신항 건설 등 항만기능을 유지하면서 내항 재생사업에도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해양친수도시 조성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와 의견을 시 행정에도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김정후 영국 런던씨티대 교수는 ‘유럽의 해양친수도시 만들기 전략과 과제’로 발제했다.

지정토론은 김천권 인하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유럽 해양도시 조성 발표를 통해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인천의 수변개발 사업들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에는 윤상영 인천항만공사 항만뉴딜사업실장, 박정숙 인천시의회 의원, 박영길 인천시 해양항공국장, 이인재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형수 인천일보 논설주간이 참가했다. 토론 후 일반 참가자들과 질의응답도 가졌다. 주제발표와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주제발표

▶김정후 교수= 최근 해양친수도시 용어는 인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지 못하고,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도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황이다. 해양친수도시 만들기를 위해서는 추진 방향, 문제 정의,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한다.

도시재생은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 항만재생은 수변재생에 포함되고, 도시재생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도시재생이라는 큰 개념에서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항만재생과 수변재생은 다소 경직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해양친수도시 조성은 항만재생과 수변재생, 도시재생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가능하다. 물과 주변지역을 어떻게 도시재생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또 지속가능성의 문제다. 사회, 경제, 환경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동등하게 볼 필요가 있다. 항만재생, 수변재생, 도시재생에 대한 많은 문제점들은 경제, 사회, 환경의 요소들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국내외 해양도시의 접근방법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수변계획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해양친수도시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쇠퇴한 이유는 다르다. 그래서 해법도 달라야 한다. 인천의 맥락을 고려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유럽의 해양친수도시는 관광산업, 문화예술산업, 창조산업, 혁신산업, 첨단산업, 융복합산업을 추구한다. 사회적 가치와 지역의 가치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유연한 거버넌스 체계, 다차원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되며 진화하고 있다.

유럽의 해양친수도시 재생사업은 수도권 주변의 2~3위 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12개 도시에서 수변재생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3단계(산업연계, 사회적 가치와 지역적 가치의 연계, 유연한 거버넌스 구축) 과정이 5개 도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스페인의 세 번째 도시규모의 빌바오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네르비온 강 주변과 도시 전체가 낙후됐었다. 수변공간 활성화를 위한 계획, 전략을 실천하면서 최근 유럽에서 가장 걷기 좋은 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다양한 녹지공간을 확충하고 차량소통을 억제하는 등 대중교통 접근성을 확충했다. 아반도이바라 경제거점을 만드는 사업을 함께 추진했으며, 전력공사 건물주변으로 새로운 연구클러스터를 만들었다. 이러한 노력을 원도심으로 연결하고 있다. 30년 동안 점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것을 연결하는 선을 만들고 있다. 구겐하임과 같은 랜드마크 영향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공공공간, 친수공간, 녹지공간, 대중교통, 경제특구 조성 등이 핵심이다. 빌바오 도시재생은 현재 진행중이다.

영국 리버풀도 사람이 살 수 없는 정도로 쇠퇴됐던 도시다. 리버플은 도시개발공사를 설치해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했다. 알버트독 개발사업이 앵커시설로 추진됐다. 해양박물관, 비틀즈박물관, 테이트모던 등 4개의 박물관을 유치했다. 문화지구는 전체면적의 5%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간은 카페, 업무, 공방, 스튜디오 등으로 이용된다. 원도심 재생을 위해 새로운 상업공간이 조성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리버플은 연간 2000만명이 방문하는 도시가 됐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이유는 리버플시, 주민, 개발회사 등이 적극 참여해서 새로운 장소의 비전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 리버플은 보존과 현대, 역사가 어우러진 수변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특성을 고려한 수변재생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천에 보여주는 교훈이라 할 수 있다.

독일 하펜시티는 함부르크 엘베 강을 낀 원도심 중심지역이다. 함부르크 항만은 아직 작동하는 물류항이다. 쇠퇴한 물류, 항만지역을 대상으로 수변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완벽한 자족도시 건설이다. 주거, 상업, 문화, 대학이 함께 있는 새로운 도시건설이 목표다. 매우 높은 수준의 수변공공 공간을 제공한다. 이 점이 핵심 성공요인이다. 수변보행 공간, 수변공원이 연계된다. 산업유산 재활용, 자족도시 건설, 수변공공 공간 건설이라는 3단계 발전전략을 추구했다. 이후 필하모니 건물이 완공됐으나 초기예산의 10배에 달하는 비용이 투자되는 단점도 있었다.

프랑스 마르세이유는 제2의 도시다. 지중해를 대표하는 항만도시다. 문화예술지구, 역세권, 업무지구 등 5개 지구를 만들고 이를 연결하는 대규모 수변보행가로를 완성했다. 수변공간에는 문화예술공간을 확충했다. 신축과 재생사업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매력적인 보행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2007년 시작, 2030년 완공하는 일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친환경 국제해양 업무지구, 수변도시를 건설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은 일부 쇠퇴한 시설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문 닫은 조선소 1개를 재생하는 RDM캠퍼스사업을 소개한다. 혁신산업지구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시정부에서 매입해서 항만공사가 대학을 입주시키는 방식이다. 기존 조선소 시설을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외부공간을 재생하고 있다. 원도심과 인접된 주거지역과 연계된 수변공간을 만든다. 외부 공간 활성화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를 추구한다. 내부공간에는 대학을 유치해서 새로운 창조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발제를 정리하면서 2가지 제언을 하겠다. 인천의 물류, 관광, 항만 특성을 활용한 혁신산업, 첨단산업 등 새로운 산업육성이 필요하다. 수변도시의 역사성과 장소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융합과 진화가 요구된다.

 

◇지정토론

▶윤상영 실장=골든하버 프로젝트가 완공됐지만 아직 코로나 영향으로 효과는 미미하다. 인천내항 재개발 1단계 1, 8부두 기반조성 공사가 2025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공원, 녹지, 친수 시설이 50%이다. 수변산책로 12km를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된다. 해양친수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해양친수공간의 연계성이 강화돼야 한다. 단절된 공간을 보행, 트램, 자전거 등으로 연결하는 사업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선택과 집중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대상지를 선정하고 예산과 인력을 투자해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박정숙 시의원=항구도시 인천은 인간중심의 해양도시로 변화돼야 한다. 친수, 바다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 체험할 수 있는 친수공간을 확보하고 철책도 대폭 제거되길 바란다. 인천항만공사, 인천광역시의 역할이 중요하다. 해수부와 항만공사는 시민들에게 돌려준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인천내항은 최고의 도시 발전 자원이다. 적극적인 의견개진과 재정투입 등을 통해 항만재생, 수변공간 조성, 원도심 재생을 추진해야 한다. 해양도시 인천 만들기를 지속적으로 공론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박영길 국장=공업도시, 산업도시, 물류도시, 접경도시 인천의 특징 때문에 인천의 해양친수공간은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다. 해양친수도시 조성 기본계획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 군부대와 협의해 인천 해안선을 개방하고 닫힌 바다를 연린 바다로 만들겠다. 상생적, 보전적 개념을 도입해 168개 인천 섬을 가꾸겠다. 지속가능한 친수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친수도시공간 조성을 위한 조례제정도 예정되어 있다. 2030 인천바다이음 친수도시 조성계획을 통해 해양친수도시 인천의 발전을 도모하겠다.

 

▶이인재 위원=인천 수변재생의 가치가 큰 인천 섬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 인천항만은 아직 쇠퇴된 곳이 아니다. 마르세이유, 로테르담처럼 인천항만을 재생해야 한다. 인천의 지정학적 특징을 고려한 서울과의 역할 구분도 필요하다. 스페인 북부지역의 중심지였던 빌바오 재생은 스페인 전체의 고민이었다. 유럽정부까지 함께 재정을 투입해 진행됐던 사례다. 인천도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유럽에서 항만재생을 추진하면서 주거기능을 함께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해양친수도시 사업성을 고려한 계획과 논의가 필요하다.

 

▶김형수 논설주간=발제를 통해 도시재생 개념을 확대한 수변재생, 항만재생을 이해하게 됐다. 바다는 항만도시 인천의 정체성이다. 하지만 해양친수 인천의 가치를 공유할 수변공간은 매우 부족하다. 내항 재생과 관련, 개발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갈등도 있어 왔다. 갈등조정자로서 해양수산부, 항만공사, 인천시, 시민단체 등이 함께 나서야 한다. 미국 보스턴 항만재생처럼 다양한 참여과정을 통해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자율권, 해양자치권 확보도 중요하다. 중앙・지방정부 간 지속적인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